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와 방북한 어머니의 면담을 허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의도를 두고 '대미 압박용' 또는 '대미 유화 제스처' 등 여러 해석을 낳고 있지만 결국 케네스 배씨 문제를 고리로 북미 접촉을 모색하려는 시도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케네스 배의 어머니를 불러들인 것은 모자 상봉을 통해 이번 사건의 '인도적 성격'을 부각, 미국 여론에 호소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더 나아가 케네스 배씨 어머니의 이번 방북과 면담이 성사되는 데 북미간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양 교수는 "최근 북한이 남측에 대한 비난은 강화하고 있으나 미국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고 있고, 1.5트랙(반관반민)과 2트랙(민간) 차원의 북미 대화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간 사전 조율에 의한 면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케네스 배씨의 어머니 배명희 씨는 10일 오후 5시15분께 평양비행장에 도착한 후 조선신보 기자와 인터뷰에서 "제가 (방북을) 신청했다"면서 "다행스럽게도 미국 정부가 허락해주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작년 11월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돼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반공화국 적대범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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