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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9 도약하는 금융사] 산업은행, 정책금융 주도…위기대비 '시장 안전판'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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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5년 만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통해 정책금융공사를 산업은행에 합병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입법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산은금융지주와 정금공은 사라지고 내년 7월께 ‘통합산업은행’이 출범한다.

이명박 정부의 공약이었던 산은 민영화 작업은 중단되고, 정책금융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다시 맡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는 통합의 주요 이유로 창업·벤처기업육성, 창조경제 지원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정책금융의 시장 선도 요구가 커졌다는 점을 들었다.

산업은행은 정부 정책에 맞춰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있다. 우선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출과 투자를 연계하는 복합금융 지원체제를 구축해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창업 초기엔 ‘KDB 테크노뱅킹’ ‘서비스산업 투자펀드’ 등을 통해 지원한다. 올해 지원 목표는 2000억원이다. 성장기 기업에는 정부의 ‘성장사다리 펀드’에 대한 출자와 ‘KDBpioneer Program’ 등을 통해 도약할 발판을 제공할 계획이다. 성장사다리펀드에는 3년간 매년 4500억원이 투입된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 한다. 산업은행은 통합이 이뤄지면 정금공이 수행해온 온렌딩 및 간접투자 제도를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말 기준 정금공의 온렌딩 잔액은 9조9000억원이며, 간접투자 잔액은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이와 함께 중소·중견기업의 니즈에 부응하는 다양한 특화상품의 공급도 늘리기로 했다. ‘설비투자펀드’를 통해 신성장 동력 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한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엔 긴급자금 공급, 만기 도래 대출금 연장 등으로 경영 안정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해외 업무를 더욱 활성화해 금융 국제화를 선도하는 역할도 ‘통합 산업은행’이 수행해야 한다. 우선 투자 개발형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 수요가 단순 대출에서 메자닌, 에쿼티, 파생상품 등으로 변화하는 만큼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원을 위한 다양한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시장 개척을 위한 금융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본점과 해외 점포 간 협력을 통해 대출 및 채권 발행 등 자금 조달을 주선하는 한편 인수합병(M&A) 컨설팅 수출입금융 등 해외 사업에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일괄 제공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위기 상시화에 대비한 시장안전판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30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8개 계열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 중 4곳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었다. 약정을 체결한 그룹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재무구조 안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 지원’ 등을 통한 채권시장 양극화 해소, 양적·질적 측면에서 대한민국 대표 외화조달 창구 역할 수행,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 선제 대응 등도 산은이 핵심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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