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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에 그림 사달라고 일일이 편지 보내 설득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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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조직위원장 맡은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제품 고급화의 바탕에는 문화예술이 있습니다. 같은 물건인데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높은 값을 받잖아요. 바로 문화력과 국력의 후광 효과 덕분입니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만난 박병원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조직위원장(한국은행연합회장·사진)은 문화예술의 활성화가 경제 업그레이드의 선결 조건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제 불황의 여파로 미술계도 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제계 일원으로서 시장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조직위원장직을 맡게 됐다”는 그는 시종일관 경제력은 문화적 역량에 비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우리 경제는 이제 양적 팽창에서 질적 도약으로 나아가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우리 경제 전체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높은 소득 수준을 이룩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문화예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영화나 드라마, K팝 같은 대중 문화예술이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와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KIAF를 방문해 그림 한 점 사 줄 것을 공개적으로 주문했던 그는 확답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꼭 오시라고 한 것은 아니고 예의상 요청한 것”이라며 지도층이 솔선수범해 문화시장 조성에 동참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경제5단체장들에게 협조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 역시 금융기관장들한테 편지를 보내 많이 와서 좀 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 회장은 “현재 문화예술계 전반의 침체는 공급 부족 문제가 아니라 시장 수요가 없다는 데 있다”며 그런 점에서 “학교 예술 교육도 실기 중심에서 감상 중심으로 전환해 미래의 문화예술 애호가 계층을 키워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문화예술 정책 전반을 수요 창출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답변을 하면서도 내내 그의 눈길은 전시장 작품들을 향하고 있었다. 구매할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다. 그는 자신의 주머니를 먼저 열어 모범을 보일 생각이라고 했다. 오는 7일 KIAF 폐막 이후에도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계속할 것이냐고 물었다. “당연하죠. 문화예술에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죠”.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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