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밤 12시까지 2014 회계연도(10월1일~내년 9월30일) 예산안(법)을 처리하지 못해 연방정부가 1일부터 일부 예산을 집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연방정부가 일부 폐쇄(셧다운)된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년 12월~1996년 1월 이후 17년 만이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의회가 잠정 예산안에 합의할 때까지 210만명의 연방 공무원 가운데 치안, 사회보장, 항공, 전기·수도 등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80만~120만명의 비핵심 인력을 강제로 무급휴가 보내야 한다. 백악관은 이날 각 부처에 미리 마련한 방침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셧다운을 지시했다.
미국 의회가 뒤늦게라도 예산안에 합의하면 셧다운은 해제되지만 건강보험개혁법(일명 오바마 케어) 시행 연기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이 워낙 첨예해 쉽게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길어지면 소비와 기업 활동이 위축돼 실물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교착 상태로 인해 이달 17일이 데드라인인 국가부채 한도 상향 조정 협상 타결 역시 불투명해졌다. 그때까지 타협하지 못하면 미국 정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날 뉴욕 증시가 하락하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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