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는 안 했지만 혹시나 했는데…. 할 말이 없네요.”
27일 2심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 원심(징역 4년)을 확정했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 A그룹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그룹들도 비슷했다. 최 회장이 2심에도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에 다들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여느 때 같으면 ‘법원 판결이 유감스럽다’는 공식 논평을 냈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도 일제히 침묵을 지켰다. 특히 하루 전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법원이 일부 혐의에 대해선 파기 환송을 했지만, 한화 측이 무죄를 주장해왔던 배임 혐의에 대해선 원심과 같은 판결을 내린 터라 재계가 받은 충격은 더 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뭐라 코멘트할 말이 없다”며 “한화 판결도 그렇고, SK 판결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다투는 문제인데 두 사건 모두 부정적으로 나와 유감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SK 사건의 경우 핵심 인물인 김원홍 씨가 소환된 상황에서 최 회장 등이 선고를 미뤄줄 것을 요청했는데도 재판부가 판결을 내린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재계 입장에선 선고를 늦춰달라는 게 정당한 방어권 행사를 위한 것이라 여겼는데 (재판부가) 그룹 총수라고 받아들여주지 않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배임죄에 대한 강경한 판결 기조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추광호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현행 배임죄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며 “모든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 걸수 있어 말이 안 되기 때문에 법률에서 보다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독 대기업 총수에 대해서만 엄격한 법률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재판부의 잇따른 강경한 판결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거나 받을 것이란 소문에 휩싸인 그룹들은 판결 결과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10대 그룹 관계자는 “법원이 혹시라도 경제민주화라는 시류에 휩쓸려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과거 관행을 문제삼기 시작하면 어떤 기업이라도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태명/배석준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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