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확대·다양화로 가격경쟁력 확보 '잰걸음'
일본 첨단소재 기업인 도레이가 세계 탄소섬유 시장 3위인 미국의 졸텍을 인수한다. 생산 규모 확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 탄소섬유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도레이가 미국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통해 졸텍을 사들일 방침”이라며 “인수가격은 600억~700억엔에 이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인수작업은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작년 말 기준 탄소시장 세계 점유율은 도레이가 21.2%로 1위이며 졸텍은 10.5%로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성공할 경우 도레이의 탄소 시장 점유율은 30%를 훌쩍 넘어 2위인 일본의 데이진(13.9%)을 두 배 이상 웃돌게 된다. 탄소섬유 시장에 ‘공룡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졸텍은 1975년 세워진 미국 소재기업으로 풍력발전기 등에 들어가는 저가형 탄소섬유 등을 주로 생산해왔다. 작년 매출은 1억8000만달러, 영업이익은 2500만달러 수준이며 종업원은 1200명가량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7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와 탄성은 7~10배 우수한 첨단 섬유소재다. 가격은 철강제품에 비해 10배가량 비싸다. 주로 항공기 기체와 날개, 고가 자동차의 보닛 등에 사용된다.
도레이가 졸텍을 인수하게 된 배경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높은 성장성이다. 현재 연간 4만t가량인 탄소섬유 소비량은 2020년엔 16만t으로 네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탄소섬유 시장의 활황은 시작됐다. 도레이의 지난 2분기(4~6월) 탄소섬유 매출은 244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다. 도레이는 이번 인수를 통해 2020년까지 탄소섬유 매출을 작년의 네 배 수준인 연간 3000억엔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두 번째는 생산설비 확대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다. 그동안 탄소섬유는 높은 가격 때문에 활용가치에 비해 보급이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니혼게이자이는 “도레이가 졸텍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경우 탄소섬유 가격도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생산 품목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것도 도레이의 지갑을 열게 한 이유다. 도레이는 주로 고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졸텍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보급형 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다. 졸텍의 평균 제품 단가는 도레이의 60% 수준이다. 도레이는 이번 인수로 고가 제품부터 저가 제품까지 모두 아우르는 생산라인을 갖게 됐다.
중국 대만 등 후발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삼성이 지난 6월 독일 첨단소재 기업인 SGL그룹과 탄소섬유 관련 합작회사를 세우는 등 한국 기업들도 속속 탄소섬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레이의 이번 인수로 데이진 등 일본 내 경쟁 기업들도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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