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종안, 국민연금 가입자 덜 받아
내년 7월부터 소득 하위 70%에 속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353만명은 매달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는다. 최저 수령액은 10만원으로 정해졌으며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2년 이상인 노인은 가입 기간이 1년씩 늘어날 때마다 1만원씩 연금을 덜 받게 된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 현행 기초노령연금을 대체해 도입되는 기초연금 지급 대상자가 소득 하위 70%로 확정됐다. 올해 소득인정액 기준으로 단독 가구는 83만원, 노인 부부는 133만원 이하가 지급 대상이다. 소득과 재산이 전혀 없는 노인은 물론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1년 이하인 노인들은 월 20만원 전액을 받게 된다. 이 숫자는 353만명(국민연금 수령자 61만명 포함)으로 지난해 기초노령연금을 받은 391만명의 90%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당초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비교해 지급 대상을 줄이고 금액도 차등화한 것이다.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는 박 대통령은 처음으로 공약을 후퇴시키는 부담과 함께 “약속을 지켜라”는 야당 등의 요구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기초연금 차등 지급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됐다. 국민연금에 12년 이상 가입한 사람들은 가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기초연금액이 1만원씩 감소한다.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인 사람은 월 10만원만 받게 된다. 현재 노인들이 받는 국민연금에는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 외에 국가가 추가로 지급하는 지원 금액이 들어 있는 만큼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에 대해서는 기초연금을 덜 지급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월 15만~20만원을 받는 사람은 20만명 △월 10만~15만원을 받는 사람은 18만명에 각각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향후 국민연금 운용 기간이 길어지고 장기 가입자 숫자가 늘어날수록 그에 비례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초연금 도입에 따른 정부의 미래 재정 부담이 현행 기초노령연금을 유지하는 경우와 비교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께 기초연금의 재정 소요액은 17조2000억원으로 기초노령연금의 13조7000억원보다 많지만 2030년에는 49조3000억원 대 53조6000억원으로 역전된다는 것.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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