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무용이 맞나 싶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하반기 정기공연인 ‘신, 궁중정재-전통의 경계를 넘어’ 연습 현장에는 ‘역동’ ‘날램’ ‘파격’이 가득했다.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 오르는 이 공연은 한명옥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56)이 마음먹고 만든 무대다.
최근 예악당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한 관객이 궁중무용을 보고 나서 ‘춤으로 고문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 후 관객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궁중무용을 친숙하게 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이 작품인 셈이다.
이번 공연은 양 극단을 오간다. 궁중무용 원형 그대로를 먼저 보여준 뒤 그 무용을 모티브로 한 창작무용을 연달아 공연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췄던 춤과 2013년을 사는 안무가들이 만든 창작무용이 같은 무대에 오르니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크다. 궁중무용 원형작품으로는 ‘가인전목단’ ‘검기무’ ‘향발무’ ‘아박무’ ‘처용무’가 포함됐고, 각 원형작품 뒤에 창작작품인 ‘청가아무’ ‘황창의 비’ ‘향가’ ‘상혼’ ‘오우의 춤’이 이어진다.
이날 창작무를 추는 무용수들의 춤사위는 궁중무용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고 현란했다. 특히 검기무를 응용한 황창의 비를 추는 남자 무용수들은 마치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의 무사처럼 역동적이고 절제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박무와 처용무를 모티브로 한 상혼과 오우의 춤도 빠른 동작의 군무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올린 ‘전통의 경계를 넘어’를 보완한 작품이다. 당시 초연작은 무용계 내부에서 큰 이슈가 됐다. 궁중무용을 원형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쳐야 하는지 아니면 창작무용으로 발전시켜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 급기야 지난 3~4월 토론회까지 열렸다. 한 감독은 “1950~1960년대에도 궁중무용을 바탕으로 한 창작작품은 존재했다. 몇십년 전 안무가들이 만든 작품을 지금 우리는 전통이라고 얘기한다”며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무용단원은 신이 났다. 항상 느린 동작의 같은 안무만 췄던 단원들은 이날 빠른 박자의 춤사위를 소화해내느라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표정에는 자신과 열정이 넘쳤다. 한 감독은 “‘궁중무용을 하는 단원들이 이런 춤도 출 수 있어’라는 호기심을 갖게 하면서 궁중무용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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