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우선협상자에 도레이첨단소재 선정
4300억 제시해 3000억대 후반 써낸 GS에너지 제쳐
이 기사는 09월12일(19: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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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레이그룹의 한국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가 LG GS 등 대기업들을 제치고 웅진케미칼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이날 오후 웅진케미칼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도레이첨단소재를 선정했다.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1부(수석부장판사 이종석)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법원이 선정 결과를 승인하면 도레이첨단소재는 공식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인정받는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웅진케미칼 지분 56.46%를 인수하는데 4300억원을 제시해 3000억원대 후반을 써낸 GS에너지를 제쳤다.
웅진케미칼 매각은 지난해 9월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회생계획안에 따라 추진했다.
지난 7월19일 마감한 예비입찰에는 15곳 내외의 인수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웅진그룹은 같은 달 24일 LG그룹 계열의 LG화학과 GS그룹의 GS에너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OCI(옛 동양제철화학) 계열의 유니드, 도레이첨단소재 등 5곳을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네 곳이 지난 10일 본입찰에 참여했다.
웅진케미칼 인수전은 사모펀드(PEF)들이 주도하는 최근의 기업 M&A와 달리 오랜만에 대기업들이 맞붙은 거래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LG그룹과 GS그룹은 2004년 그룹 분할 이후 1000억원 이상 중대형 M&A에서 처음으로 맞붙어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예비입찰 당시만 하더라도 높은 가격을 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도레이첨단소재와 인수자문사인 노무라금융투자는 본입찰에서 경쟁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을 제시해 대기업들의 허를 찔렀다.
IB업계 관계자는 “도레이의 글로벌 사업규모가 시가총액 10조원에 달하는 데다 한국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는 부채가 없는 기업이기 때문에 최고가 입찰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웅진케미칼과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기업으로 꼽혀왔다. 두 회사가 원래는 한 회사였기 때문이다. 1999년 일본 도레이그룹과 새한그룹이 합작설립한 도레이새한이 도레이첨단소재의 모체다. 새한은 2008년 웅진그룹에 인수되면서 웅진케미칼로 이름을 바꿨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수담수화 등 산업용 필터 세계 1위인 도레이와 정수기 등 가정용 필터 세계 3위인 웅진케미칼이 하나가 되면 필터사업 부문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케미칼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웅진그룹은 조기 법정관리 졸업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웅진그룹이 채권단에 갚아야 할 돈은 약 8500억원이다.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 매각으로 5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함에 따라 웅진그룹은 올해 안에 채권 변제를 시작해 법정관리 졸업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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