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BW 4월 발행…現대표인 김장연 사장이 BW권리 즉시 인수하자 윤家 "지분율 변동" 소송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동업’해온 삼화페인트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일본 관서페인트에서 일하던 고 김복규 회장과 일본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고 윤희중 회장이 1946년 의기투합해 만든 동화산업(삼화페인트의 전신)은 2003년 두 집안이 아들(김장연 사장, 고 윤석영 사장)에게 경영권을 각각 물려주면서 ‘2세 동업경영 시대’로 순탄하게 접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윤 사장이 2008년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김 사장 혼자 회사를 이끌게 됐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문제를 놓고 양측이 법정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67년간 동업, 끝내 법정다툼
윤 사장의 부인 박순옥 씨는 지난 6월 김 사장과 삼화페인트를 상대로 200억원의 BW 발행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 BW는 삼화페인트가 지난 4월 ‘회사채 차환용’으로 산은캐피탈 등을 인수인으로 발행한 것이다. 삼화페인트 최대주주인 김 사장이 발행 당일 BW에 포함된 1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 워런트를 즉시 인수한 것을 박씨가 문제 삼았다.
김 사장이 워런트 권리를 인수하면 30.34%인 그의 지분율은 5.76%포인트 늘어나게 된다. 윤씨 일가는 삼화페인트 지분 27%를 갖고 있다. 박씨가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윤씨 집안이 경영에 다시 복귀하겠다는 뜻도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업계 3위로 떨어진 위상
삼화페인트는 한국에서 동업회사의 원조 격이다. 김 회장과 윤 회장의 ‘찰떡궁합’은 ‘2세 공동경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세 윤 사장이 사망한 뒤 공동경영 체제는 깨졌다.
삼화페인트는 국내 처음으로 페인트를 생산한 데 이어 1956년 국내 최초 주한미군 페인트 군납, 1966년 해외 첫 수출(베트남), 1976년 국내 최초 내화도료(불에 타지 않는 페인트) 개발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전성기는 1990년대까지였다. 고려페인트를 인수한 KCC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잉크사업으로 출발해 도료로 영역을 넓힌 노루페인트에도 추격당했다.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15%로 KCC(35%), 노루페인트(25%)에 이어 3위였다.
◆올해 실적은 좋아져
삼화페인트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매출 1529억원에 영업이익 1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5%, 91.9%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만 보면 작년 한 해 전체와 비슷한 이익을 냈다.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매출은 4113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이었다.
삼화페인트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김 사장이 추진해온 ‘사업구조 변화’의 결실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건설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삼화페인트는 주력사업 부문을 ‘건축용 페인트’에서 ‘플라스틱용 페인트’로 바꿨다. 가전제품에 쓰이는 컬러강판 페인트를 2009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이 분야 매출은 2011년(430억원)보다 14% 늘어난 490억원이었다. 전체 공업용 페인트 매출 비중은 45%로 건축용 페인트(35%)를 이미 앞질렀다. 플라스틱 페인트는 가전제품과 휴대폰의 외관 도색 및 표면 성질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고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갤럭시S4’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페인트를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시작한 것도 매출 증대의 한 요인이다. 차기 갤럭시 노트 시리즈용 페인트도 개발하고 있다. 증권가는 최근 삼화페인트를 ‘스마트폰 관련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삼화페인트는 300억원을 들여 충남 공주에 짓고 있는 신규공장 완공 시기를 내년 초로 앞당기기로 했다. 공장이 세워지면 생산량이 10%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회사는 또 베트남에 세운 휴대폰용 도료 제조생산 법인을 통해 동남아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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