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자영업자나 영세 중소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 주는 ‘생산자 금융’을 활성화해 수익기반을 다지고 서민들에게 친근한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은 중앙회 설립 4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은행과 달리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주요 고객인 탓에 끊임없는 부침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한계를 벗어나려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고시(24회) 출신으로 조달청장을 지낸 최 회장은 무더기 퇴출로 빈사상태에 빠진 저축은행업계의 정상화라는 사명을 띠고 작년 12월 회장에 취임했다.
최 회장은 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서는 소기업을 공략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소비를 주로 하는 가계를 상대로 한 ‘소비자 금융’보다 자영업자나 우량 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자 금융’에 주력해야 한다는 진단이었다.
그는 “소비자 금융은 경기변동에 따른 진폭이 큰 만큼 경영 안정성을 높이려면 생산자 금융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자금력이 막강한 은행과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는 “은행의 손이 닿지 않는 담보가 부족한 소기업 중 우량기업을 선별해 성장 단계별로 자금을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저축은행 업계가 타고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생산자 금융을 할 때 과도한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몰렸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 번에 무너진 것은 리스크를 분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적절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영세한 저축은행이 개별적으로 여신 심사력 및 리스크 관리력을 높이기는 쉽지 않은 만큼 생산자 금융을 하려면 저축은행중앙회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계획이다. 그는 “중앙회가 각 분야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개별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 진단과 리스크 관리,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중앙회 차원의 조사 및 연구 기능도 강화해 개별 저축은행의 장기 성장 방안을 제시하는 데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내놓은 저축은행 지원 방향에 대해서는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지원책에 따라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축은행 스스로가 경쟁력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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