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마찰 빚는 건 회생에 도움 안된다" 고문 등 일정역할 맡을수도
STX중공업·엔진, 경영권 유지할지도 관심
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이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에서 사실상 물러났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리한 퇴진을 요구했지만, 강 회장은 “마찰을 빚는 것은 회사 회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스스로 용퇴를 결정했다.
STX조선해양은 9일 오후 서울 STX남산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과 류정형 STX조선해양 부사장(조선소장)을 새로운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박 부사장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두 명의 새로운 이사를 선임키로 하면서 기존 이사인 강덕수 회장과 신상호 사장은 주총을 끝으로 자연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STX조선해양 이사회는 강 회장과 신 사장, 조정철 기획관리본부장(전무) 등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즉 강 회장 측 인사가 3명이나 포진돼 있지만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7명 가운데 퇴진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일부 사외이사는 “채권단이 강 회장에게 재기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그러나 “사사로움이 없을 수 없지만 회사를 살리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경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채권단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이로써 그룹의 조선 부문을 대표하는 STX조선해양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이 같은 결과는 재계에서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 회장이 해운 주력인 STX팬오션을 법정관리로 보내는 대신 자율협약을 통해 조선해양·중공업·엔진 등 조선 3사의 회생에 주력키로 하면서 경영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강 회장이 다른 계열사 경영에서도 물러나는지에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강 회장이 STX중공업과 STX엔진 경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 회장은 STX중공업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STX엔진 이사회 의장을 각각 맡고 있다.
강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STX가 가진 STX조선해양 지분(30.57%)은 100 대 1 감자를 앞두고 있다. 또 (주)STX 지분을 갖고 있는 강 회장의 개인회사 성격의 포스텍도 당초 계획과 달리 자율협약이 아닌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디. IT(정보기술) 부문 분할 매각이나 STX조선해양 등 계열사의 하도급 물량 수주가 예상대로 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강 회장은 STX그룹의 모든 경영에서 배제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맨손으로 재계 13위의 STX그룹을 만든 강 회장을 이런 식으로 내치는 것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대신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더니 모든 계열사의 경영권을 빼앗기고 빈털터리로 내쫓겼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롄조선소 매각 등 중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강 회장에게 일정 역할을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조선해양 대표가 새로 선임되고 임원들도 상당수 물갈이가 되기 때문에 고문 자리 등을 줄지 여부는 새 경영진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TX중공업과 STX엔진의 경영 참여에 대해서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욱진/이상은/김대훈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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