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미국이 이달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좀 더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총재는 4일 서울 한은 본부에서 열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미국 유럽 등의 평가를 볼 때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사전 기조(양적완화 축소)대로 가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엔 FOMC가 9월에 양적완화 축소를 하느냐 마느냐가 관심이었다면 지금은 기본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면 연기할 수 있다는 톤”이라고 설명했다.
양적완화 축소는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 풀린 달러화 유동성이 다시 걷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최근 요동치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그동안 들어왔던 자금이 빠져 나가면서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하면 한국 시장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지가 관심사다. 6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의 내용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가 10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 총재의 발언은 이처럼 관측이 분분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이에 앞서 김 총재는 지난달 22~24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회의를 다녀온 뒤 투자은행(IB) 관계자와 한 간담회에서도 “미국은 경제 관련 지표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리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번에 비해 이번 발언은 양적완화 축소 시점까지 정확히 한 것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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