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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진지한 영화 속 청량제, 시원한 웃음을 드립니다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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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희 기자] '모든 협상에는 원칙이 있다. 단, 마누라는 안 통한다(?)'

9월5일 코믹첩보액션 영화 '스파이'(감독 이승준 제작 JK필름)가 개봉한다. '스파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 스파이 철수(설경구)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초특급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마누라(문소리)가 작전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파이'는 영화 '해운대'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다시 뭉친 작품으로, 영화 '박하사탕'과 '오아시스' 이후 11년 만에 재회한 설경구 문소리가 부부로 출연해 찰떡 호흡을 선보인다. 여기에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꽃미남 배우 다니엘 헤니가 극강 비주얼을 뽐낸다.

또한 충무로 대세 배우 고창석과 코믹 연기의 달인 라미란, 신예 배우 한예리까지 합세해 영화에 힘을 싣는다. 특히 이들은 주연 못지않은 활약으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며 관객들의 배꼽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개봉에 앞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된 '스파이'는 정말 시원하게 웃겼다. 진지한 상황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웃음코드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공감과 동시에 쉴 새 없이 웃게 만들었다. 

특히 설경구와 문소리의 부부 연기는 옆집 부부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설경구는 극중 '협상 전문가'로 죽음의 기로 앞에서도 협상을 완벽하게 소화해내지만, 시집살이로 속상한 아내 문소리의 마음은 협상하지 못한다. 오히려 바가지만 더 긁히며 잔소리만 들을 뿐이다. 이 모습은 마치 우리 '아버지' '삼촌' 등등… 아내에게 꼼짝 못 하는 한국 유부남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또 잔소리를 멈추지 못하는 문소리는 한국 아줌마의 파워를 느끼게 한다.

극중 불임 부부의 아픔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설경구가 공식적인 인정을 받으며 19금 영화를 보게 되지만, 요원 라미란이 특이한 분장을 하고 등장해 미션을 내리는 등 반전 웃음을 자아낸다. 생산 활동을 하던 중 나라를 구하러 가는 설경구의 줄행랑은 배꼽을 잡게 만들지만 불임 부부의 이야기는 실제 '스파이' 제작자 윤제균 감독의 경험담이라는 후문.

설경구와 문소리가 무지막지하게 웃긴다면, 다니엘 헤니는 극의 무게감을 달아준다. 그는 훤칠한 외모로 영화의 무게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담당하며 나쁜 짓을 해도 멋있어 보이는 매력을 자아낸다. 나쁜 남자 다니엘 헤니의 미소는 문소리뿐만 아니라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또한 고창석 라미란은 허당 비밀요원으로 출연해 카메라에 비추기만 해도 웃길 정도로 코믹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다. 주연보다 더 웃긴 활약은 관객들의 뇌리의 오래 남을 것.


하지만 '스파이'에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스파이'인 만큼 총격씬은 기본으로 격투씬, 난간 곡예씬, 헬기까지 동원하며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또 한국을 넘어 태국에서 촬영을 감행한 장면과 폐탄광 로케이션은 얼마나 영화에 공을 들였는지 짐작하게 한다. 코믹 영화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토록 스케일이 큰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인들의 정서적인 부분이 많이 녹아있어 외국인들이 이해하기엔 다소 힘든 상황이 많다는 점이다. '시어머니-며느리' '바가지 긁는 아내-잡혀 사는 남편'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의 부담감' '주식 때문에 울고 웃는 직장인들의 고뇌' 등을 알지 못한다면 이 영화의 웃음 코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더불어 극중 남북한의 전쟁을 유발하려는 각 나라의 움직임들이 그려진다. 특히 한국 대기업을 잡아먹으려는 다국적기업들의 횡포가 들어가면서 내용이 다소 예민한 부분이 많다.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진지하고 더 풀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데 빠르게 전개 된다. 예를 들어 극중 미사일과 핵 이야기까지 건들인 용기는 대단하지만, 긴장과 스릴이 부족한 전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 것 같다. '이야기가 많으면 산으로 가는 법'

분명 '스파이'는 블랙 코미디의 형틀은 갖췄다. 가족까지 속여야 하는 스파이들의 애환과 직장인들의 고달픔, 조국의 배신 등등 여러 소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웃기고 강해 121분간 끊임없이 배꼽만 잡게 만든다. 정말 시원하게 웃겨주는 영화다.

'스파이'는 온 가족이 다 같이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진지한 영화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한 번쯤은 이런 영화 어때?', 가벼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진짜 오랜만에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다. (등급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21분/ 개봉 9월5일/ 사진출처: 영화 '스파이'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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