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가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박채권보험’을 내놨다고 22일 발표했다. 수출신용기관이 선박채권보험을 도입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선박채권보험은 국내 조선업체가 제작하는 선박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 선주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원리금 상환을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이 보험이 도입되면 해외 선주사들이 채권시장의 저금리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돼 국내 조선소에 대한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제 선박금융 시장에서는 유럽계 은행들이 선주사들에 대한 선박대출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반면 국제 자본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우량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높다.
무역보험공사는 우선 10억달러 범위 안에서 선박채권보험을 운영하고 내년부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보험은 해외 선사나 그 특수목적회사(SPC)가 국내 조선소에서 신규 건조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한다. 그동안 미국(US EXIM) 영국(ECGD) 프랑스(COFACE) 수출신용기관이 자국 항공기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을 활용한 적은 있다. 하지만 선박 수출 지원을 위한 채권보험이 출시된 것은 처음이라고 무역보험공사는 설명했다.
조계륭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선박금융시장에서 은행 대출이 위축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박채권보험 도입으로 국내 조선사들에 대한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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