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인·개인 신고
반포세무서 24명 4115억
작년에 이어 금액기준 1위
국내 법인과 개인이 조세피난처에 보유한 금융계좌 규모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이상 보유자 중 자발적으로 신고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조세피난처에 개설한 한국인의 계좌 규모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국세청이 발표한 ‘해외 금융계좌 신고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금융계좌(예금, 적금, 주식)에 단 하루라도 10억원 이상 보유한 적이 있다고 신고한 개인과 법인은 총 678명으로 작년(652명)에 비해 4.0% 늘었다. 이들의 신고액은 2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18조6000억원)에 비해 22.8% 늘었고 계좌 수도 6718개로 작년(5949개)보다 12.9% 증가했다.
이 중 조세피난처 13곳에 개설한 계좌는 789개로 전체 계좌 수의 11.7%였고 신고액은 2조5000억원으로 전체 신고액의 10.9%를 차지했다. 조세피난처 중 신고액 기준으로 상위 5개 지역은 싱가포르, 바레인, 스위스, 필리핀, 벨기에였다. 신고액 1위인 싱가포르에는 개인이 1653억원, 법인이 1조6904억원 등 총 1조8557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해외 금융계좌 신고자 중 개인은 310명이 2조5000억원을 신고해 1인당 신고액이 지난해(69억원)보다 15.9% 늘어난 8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은 368개가 20조3000억원을 보유해 1사당 신고액이 작년(471억원)보다 17.1% 증가한 552억원이었다. 해외 계좌를 개설한 국가 수도 작년 118개에서 올해 123개로 늘었다.
세무서별로는 반포세무서가 개인 신고액 기준으로 작년에 이어 1위에 올랐다. 반포세무서에는 24명이 4115억원을 신고했다. 용산세무서는 37명이 2765억원을 신고해 인원 기준으로 1위, 금액 기준으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금액 기준 2위였던 삼성세무서는 올해 2472억원으로 4위로 떨어졌다.
국세청은 해외 금융계좌가 있는데도 신고하지 않은 혐의가 있는 47명의 명단을 확보, 정밀 검증에 들어갔다. 구진열 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은 “50억원이 넘는 해외 계좌를 갖고 있으면서 신고하지 않은 개인·법인은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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