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희 기자] 한국 영화 4편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휩쓸었다.
"영화관에 애니메이션 아니면 한국 영화 밖에 없어요." 회사원(24)
8월15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지는 샌드위치 휴가와 연이은 폭염에 지친 사람들이 시원한 영화관을 찾으며 피서를 즐겼다. 특히 이 기간에는 입소문이 난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영화관은 호황기를 누렸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숨바꼭질'(감독 허정)은 개봉 첫 주말인 16~18일 3일간 135만 274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212만 6184명으로 개봉 5일만에 200만을 넘어섰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감기'(감독 김성수)는 같은 기간 97만229 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렀다. 누적관객수는 185만 4655명.
또한 '설국열차'(감독 봉준호)는 주말 3일간 69만 5983 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 818만 2091명. 뒤를 이어 4위를 차지한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는 47만9755 명을 기록하며, 누적관객수 502만 8928명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4일 개봉한 '감기'와 '숨바꼭질'은 3일 동안 3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한국 영화들이 가히 놀라울 정도로 흥행하는 시점에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게 됐다. 실제 영화관을 찾아가 보니 흥행 돌풍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선택권이 없다는 점.
사실 샌드위치 휴가를 앞두고 14일부터 많은 영화들이 앞다퉈 개봉했다. '감기' '숨바꼭질' '더 팩트' '허풍' '퍼시픽 모비딕' '가자, 장미여관으로' '언어의 정원' '세상의 끝까지 21일' '패션, 위험한 열정' '나폴라' '전쟁과 한 여자' '렛 미 아웃' '그리고 싶은 것'….
그러나 영화관에는 '감기' '숨바꼭질'이 대다수 상영관을 독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 가족단위 가족을 위한 애니메이션 '터보' '에픽' '스머프3'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나마 몇몇 상영관이 여유로운 멀티플렉스에서는 애니메이션과 흥행 4편을 제외한 영화를 하루 1~2회 정도 겨우 상영하고 있었다. (실제 영화관 시간표, 8월19일 오후 2시 기준)
실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살펴보면 지난 16일부터 18일 3일동안 '숨바꼭질' '감기'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는 총 7873개의 스크린에서 38,942번 상영됐다. 평균적으로 641개의 스크린에서 3231번 상영된 셈.
특히 '숨바꼭질' '감기'는 3일동안 평균 스크린수 763개에서 3811번 상영됐다. 같은날 개봉한 영화 '슈퍼윙스'(3D)와 '언어의 정원'이 3일동안 평균 스크린수 92개에서 175번 상영된 것과 비교해 보면 차이는 엄청나다. 그래도 '슈퍼윙스'와 '언어의 정원'은 박스오피스 9위와 10위를 차지하며 좀 나은 축에 속한다. 나머지 영화들은 더 작은 수치.
스크린수 763 vs 92, 상영횟수 3811번과 175번. 같은날 개봉한 영화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 차이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물론 관객들이 원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뚜껑을 열어보지 않은 채, 출발선부터 엄청난 차이로 시작한다는 점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흥행 열풍은 엄청난 제작비와 홍보 그리고 스크린수가 따라준 영화가 호황기를 만나기에 어느정도 예측된 일이다. 하지만 그 나머지 소수의 영화들은 관객들을 제대로 만나 보지도 못한채 스크린에서 조용히 사라져야 할 상태다.
더욱이 영화를 보려고 해도 볼 수 없는 관객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서울에 위치한 몇몇 독립영화관에는 작은 영화관을 꽉 채울만큼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박스오피스 순위/ 사진출처: 영화 '숨바꼭질' '감기'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포스터, 롯데시네마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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