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불거진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전 고점을 뚫었다. 미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에 나설 것이란 우려로 채권투자는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의견이 많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2.83%로 마감해 2011년 7월28일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르면 9월부터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는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됐다.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미국의 경기회복 가능성이 테이퍼링에 힘을 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제기돼 온 9월 자산매입 축소설에도 2.70%선에서 방어됐던 미국채 금리가 2.83%까지 뛰었다" 며 "5월 말 이후 2개월 동안 테이퍼링 이슈를 시장이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할 무렵 지지선으로 인식된 2.70%가 무너져 저가 매수 논리가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테이퍼링 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금리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국내 채권시장도 미 국채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적으로 금리 움직임을 이끌 재료가 없어 미국 금리 동향이 꾸준히 이슈가 되고 있다.
채권 금리의 상승 압력 변화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여삼 KDB
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시장 가격지표의 터닝 포인트는 9월18일 예정된 FOMC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며 "미 국채 금리가 상단까지 뚫리면서 이런 불안감을 미리 반영하고 있지만 정작 테이퍼링이 확정될 경우 채권시장은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9월 FOMC 전까지 양적완화 축소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5년 이상 장기물 금리도 계속해서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돼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 오른 2.99%를 나타냈다.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0.05%포인트, 0.06%포인트 오른 3.34%와 3.73%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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