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수동에 사는 도진욱 씨(32)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올려 달라는 통보를 받고 이사를 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사 날짜가 다가와도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가 와야 한다’며 보증금을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난감해하던 도씨는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를 소개받고, 이곳의 알선으로 살고 있는 집의 전세금을 담보로 보증금 대출(1억원)을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문을 연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가 1년간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 4만5000여건을 해결했다고 7일 발표했다. 지원센터가 전세 문제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전체 전세 관련 상담 사례를 보면 일반임대차 상담이 3만1886건(70%)으로 가장 많았다. 전세보증금 관련 상담(8294건·18.4%), 법률 상담(4762건·10.6%), 분쟁 조정(25건·0.1%) 등이 뒤를 이었다.
지원센터는 계약이 끝났지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를 미루고 있는 100여가구에 대출을 알선했다. 임대아파트에 당첨된 세입자가 살고 있는 전·월셋집의 계약이 끝나기 전 입주할 수 있도록 돕는 ‘임대아파트 보증금 대출제도’도 지난달 15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10명이 11억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또 320건의 무료 법률서비스도 제공했다.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 세입자에겐 이 같은 법률서류 작성이 어렵고 비용이 많아 부담이 컸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년간 내용증명 76건, 임차권등기명령 209건, 보정명령 9건, 보증금반환소송 소장 작성 9건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원센터가 세입자 주거권을 보호하는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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