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08억달러 규모의 해외 수주액을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역대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이 장기 불황 속으로 빠져들면서 해외 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올 들어 7월 말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315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327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태국 물관리 사업(55억달러 규모) 등 사실상 수주한 프로젝트가 적지 않아 올해 해외 건설 목표치인 ‘700억달러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날고’… 중동은 ‘부진’ 올들어 해외건설 수주액 315억달러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총 315억769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27억5675만달러)에 비해서는 4% 감소한 것이지만 하반기에 수주가 확실한 사업이 많아 연말로 갈수록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중동 제외)에서 수주가 두드러진다. 올 1~7월 아시아에서 따낸 공사만 130억6572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수주액(68억8369만달러)의 2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의 41%를 아시아가 차지한 셈이다. 21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정유 프로젝트(SK·GS건설 수주) 등 대규모 공사를 아시아 시장에서 따냈다.
태평양북미 지역에서도 호주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58억5000만달러·삼성물산) 등의 수주에 힘입어 총 61억854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맡게 됐다.
반면 전통적인 해외 건설 텃밭이었던 중동의 수주액은 110억6923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작년 1~7월 중동 수주액(204억498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기타 아시아 수주액을 크게 늘리며 작년과 비슷하게 맞췄다”며 “하반기에는 태국 물사업 등 대형 수주가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올해 수주 100억달러 돌파 사우디아라비아 지하철 공사 낙찰
올해 해외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업체는 삼성물산이다. 올 들어 7월까지 96억1661만달러(해외건설협회 기준) 규모의 해외 공사를 따냈다. 자체 집계로는 이미 해외 수주액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해외 수주액 1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내친 김에 업계 최고액 기록도 갈아치울 태세다. 현대건설이 2010년과 2012년 각각 110억4262만달러와 105억2563만달러를 달성하며 두 차례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에도 두 건의 해외 지하철 공사를 따냈다.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를 2억2500만달러에 수주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하철 건설 공사(19억7238만달러 규모)도 낙찰받았다.
현대건설은 해외 공사 누적 수주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1965년 태국에서 해외 첫 수주를 올린 이후 48년 동안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사를 따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공사 누적 수주액은 △현대건설 951억2365만달러 △대우건설 453억5849만달러 △삼성엔지니어링 417억2950만달러 △GS건설 405억3217만달러 △삼성물산 346억1459만달러 △대림산업 325억2911만달러 등의 순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도급이나 공동 수주 물량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누적 수주액은 현재 982억1500만달러 수준으로 이달 중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건설은 아시아에서 수주액을 대폭 늘렸다. 이 회사는 올 1~7월 수주액이 29억748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3880만달러)에 비해 12배 이상 규모를 키웠다. 최근 베트남에서 4억1700만달러 규모의 해상 공사를 따내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하고 있다.
“지역·상품 다변화 나선다” 대우건설, 인도네시아 8200만달러 공사수주
건설사들은 앞다퉈 해외로 나가되 저가 수주 경쟁을 피하고자 상품 개발 다양화와 수주 지역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시장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터키 정부가 발주한 병원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하반기 계약을 앞두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인 헬스케어 분야에서 글로벌 건설사들과 겨뤄 승리한 것이다. 이번 사업 참여를 계기로 삼성그룹이 추진 중인 해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은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은 수주 지역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미개척 지역에 진출하는가 하면 오랫동안 발을 뺐던 시장에 다시 진출해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현지 건설업체인 엑셋(Acset)과 함께 8200만달러(약 920억원) 규모의 ‘디스트릭트8 복합개발사업’ 공사를 따내며 12년 만에 현지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대림산업은 1970년 천연가스 액화공장 건설사업을 통해 국내 업계 최초로 브루나이에 진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브루나이 정부가 발주한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건설공사’를 1233억원에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은 더욱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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