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용량 수십배로
"메모리 사업 30년 큰 획 그은 신기술"
삼성전자, 모바일 패러다임 바꾼다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기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한 ‘3차원 구조 수직형 낸드플래시(3D V-낸드·사진)’를 개발해 본격 생산에 나선다.
삼성은 이 기술을 토대로 ‘기가바이트(GB)’를 넘어 ‘테라바이트(TB)’를 시대를 열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반도체와 모바일기기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불리는 3D V-낸드를 세계에서 처음 양산한다고 6일 발표했다. 평면형 단독주택 구조의 한계로 인해 메모리 집적화가 불가능하던 장벽을 독창적인 아파트 모양의 수직 구조로 바꿔 극복한 신기술 제품이다. 낸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많이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3D V-낸드는 기존 낸드 제품에 비해 집적도는 2배 이상 높고 생산성도 2배가량 좋아진다. 파일을 만들 때 쓰기 속도도 2배 이상 빨라지고 다운로드한 동영상을 볼 때 읽기 속도도 2배가량 개선된다. 낸드 수명이 2배에서 10배가량 늘어나고 소비전력도 절반으로 감소한다.
삼성은 기술의 한계를 깬 만큼 5년 내 스마트폰과 PC의 저장 용량을 현재보다 수십배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칩 하나에 ‘테라바이트’를 저장할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양산에 성공한 3D V-낸드의 용량도 128기가비트(Gb)로 업계 최대다. 현재 주력인 낸드 용량(64Gb)의 2배다. 1GB는 8Gb로 기존에는 메모리 용량이 32GB인 삼성 갤럭시S4에 64Gb 낸드를 4개 넣어야 했다면 이제는 128Gb 낸드를 2개만 넣으면 된다. 스마트폰을 더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최정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전무)은 “최신 SSD(스테이트솔리드드라이브)가 256GB급인데 3D V-낸드 개발로 5년 내 1TB급 SSD를 현재 256GB급 가격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집적화의 한계에 직면한 기존 기술의 벽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메모리 사업 30년 역사 중 가장 큰 획을 긋는 신기술”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3D V-낸드를 통해 이른 시일 안에 메모리 반도체 용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6일 발표했다. 5년 내 128기가비트(Gb)의 8배인 1테라비트(Tb)급 낸드를 양산하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Tb 낸드가 나오면 이 제품을 8개 패키징해 바로 1테라바이트(TB)급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1TB는 고화질 영화 700~800편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3D V-낸드 개발로 PC 속도도 개선된다.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고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도 낸드가 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3D V-낸드를 경기 화성 사업장에서 생산한 뒤 올해 말 완공하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최정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전무)은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서버용 메모리에 3D 낸드를 우선 적용한 뒤 PC나 스마트폰용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낸드를 안전한 수평 구조로 만들었다. 데이터를 잠시 저장해두는 D램과 달리 낸드는 반영구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비휘발성 메모리여서 속도보다 안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을 한 층에 배열해 다량의 정보를 모았다. 단층짜리 집만 지어 안전사고 없이 사람들이 살 수 있게 한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는 인구밀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셀 간격을 줄였더니 서로 데이터 저장을 방해하는 간섭현상이 발생했다. 머리카락 굵기 1만200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10나노대 공정으로 단층집을 세밀하게 지었는데 결국 미세 공정의 한계에 부닥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밀조밀 붙어 있는 단층집들을 수직 구조의 원통형 아파트 형태로 바꿔 문제를 풀었다. 평면형 수평 구조인 기존 낸드와 구별하기 위해 3D V-낸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낸드를 한 동짜리 대규모 아파트 형태로 만든 뒤 위에서 수십억개의 구멍을 뚫어 데이터 저장 공간을 마련했다. 기술적 문제와 경제성을 따져 전체 셀의 높이는 24층으로 했다. 24층이라 하더라도 그 높이가 마이크로미터(0.01㎜) 수준에 불과해 낸드를 붙이는 메모리카드(e-MMC) 높이인 1㎜에 못 미친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최 전무는 “원통형으로 셀 구조를 바꾸는 한편 단층을 3차원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형태로 생산 공정도 개선했다”며 “구조 혁신과 공정 혁신을 통해 3차원 메모리 생산시대를 열게 됐다”고 자평했다.
앞서 2011년 5월 인텔이 삼성보다 먼저 3차원 구조의 반도체를 개발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가 아닌 정보 처리와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에 해당하는 기술이었다. 최 전무는 “인텔 제품은 시스템반도체의 트랜지스터를 만든 것으로 낸드의 셀을 만든 우리와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낸드에 적용한 수직 적층 기술을 D램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순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기획팀 부장은 “D램은 속도가 중요해 전자 흐름이 늦은 수직 적층 기술을 쓰기 쉽지 않다”며 “D램에선 기존 미세공정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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