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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업체 '헤징' 붐…금값 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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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생산물량 미리 팔아 가격 하락에 '베팅'


금광 업체들이 금값 하락의 위험으로부터 수익성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헤징(hedging)을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래 생산 물량을 고정 가격에 미리 팔아놓는 방식이다. 지난 6월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금 가격이 머지않아 다시 떨어질 것으로 금광 업체들이 보고 있다는 의미다.

헤징 거래는 1990년대 말까지 금광 업계에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금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헤징 관행은 거의 사라졌다. 앵글로골드아샨티, 배릭골드 등 대형 금광 업체들은 오히려 헤징 거래를 청산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감수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금값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올해 들어 6월까지 30%나 하락하면서 중소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다시 헤징 붐이 일고 있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금광 업체들이 헤징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은행들 앞에 줄을 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에는 6월부터 시작된 금값 랠리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금광 업체 경영진의 판단이 깔려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은행들에 따르면 헤징 거래는 6월 온스당 1180달러까지 떨어졌던 금값이 지난주 1313달러로 오르는 사이 더욱 활발해졌다. 영국 바클레이즈의 금속 부문 책임자인 마틴 화이트헤드는 “지난 3~6개월 동안 최근 3~5년간 본 것보다 더 많은 헤징 거래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헤징된 금 물량이 150만~200만온스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헤징에 나선 업체는 러시아의 페트로파블로프스크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는 최근 금 생산물량의 절반가량을 고정 가격에 판매했다. 피터 함브로 회장은 “적절한 시점의 헤징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헤징 거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업체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다만 1990년대에는 몇 년 뒤 생산물량까지 모두 헤징을 했다면 최근에는 내년 생산물량 정도로 기간이 짧아졌다고 FT는 전했다. 먼 미래의 금 가격을 전망하는 게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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