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장 회의 주재
'지역별 위기 시나리오' 점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해외 시장별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하반기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상반기 지역별 판매 실적, 주요 현안 등을 보고받은 뒤 “중국과 미국시장을 제외한 다른 시장은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357만대) 대비 7% 증가한 383만대를 판매했다. 자동차 시장이 호황을 보이는 중국과 미국이 판매 신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현지 공장이 있는 유럽, 러시아, 인도는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생산도 줄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해외 공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23.2% 증가한 146만7400대를, 기아차는 15.4% 늘어난 62만7300대를 각각 생산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곳은 중국과 미국뿐이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올 상반기 15만5400대를 생산해 전년 동기에 비해 4.4% 줄었다.
정 회장은 “해외 시장에 답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국내 부문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서 품질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 대해서도 긴장을 놓지 말라고 주문했다. 하반기 해외 자동차 시장에 변수가 많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임을 언급한 것이다.
정 회장은 “미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과 중국의 저성장 장기화 전망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의 저성장이 겹치고 엔저까지 지속되면 시장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은 물론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부정적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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