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대세 '팝업스토어'
오감 자극 체험 마케팅
기린맥주 매일 1000잔 팔아…SK-Ⅱ·샤넬 화장품도 가세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선 최근 진풍경이 벌어졌다. 2평 크기의 맥주 매장에 늘어선 긴 줄이 끊이지 않아서다. 한 잔에 8000원이나 하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 1시간이나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 지난 6월 초부터 이달 9일까지 한 달간 문을 열었다가 닫은 기린맥주 팝업스토어(pop-up store·임시매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팝업스토어 붐
기린맥주를 수입 판매하는 하이트진로가 가로수길 팝업스토어(사진)에서 선보인 것은 신제품인 ‘프로즌 나마’다. 한 달 동안 3만잔이 팔렸고, 매출은 2억원에 달했다.
올 들어 가로수길에서 팝업매장을 낸 화장품 브랜드만 해도 SK-Ⅱ, 에스티로더, 샤넬, 크리니크 등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롯데백화점과 두산타워 등은 아예 팝업스토어를 상시 운영 중이다.
팝업스토어가 이처럼 마케팅의 주요 전략으로 부상한 것은 “충동구매 성향이 강한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보 교류가 활발한 한국적 소비시장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양재호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으로 분석된다.
한정된 제품을 짧은 기간에 판매해 희소성 있는 상품을 구매하려는 욕구를 자극하고, 동시에 SNS 등을 통한 입소문 효과로 제품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어 마케팅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는 것.
○희소성·입소문의 조화
그러나 팝업스토어가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손실만 내고 마케팅 효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성공한 팝업스토어에는 크게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오감(五感)을 모두 자극하는 체험 마케팅을 펼쳤다는 점이다.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기린 프로즌 나마는 생맥주 위에 특허기술로 만들어낸 슬러시 형태의 맥주 거품을 얹어 아이스크림 모양을 연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시각 미각 촉각 후각 등을 한꺼번에 자극시킬 수 있는 품목을 콕 집어 소비자들의 체험을 유도해낸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초기 단계부터 매체 광고·인터넷 마케팅 등을 고려한 통합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팝업스토어 도입 초기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동서식품의 커피 브랜드 ‘카누’는 2011년 10월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때 공유, 이나영, 고현정 등 자사 모델을 총출동시키고, 이를 인터넷방송인 아프리카TV로 생중계했다. 아프리카TV 생중계는 팝업스토어가 운영되는 2주간 총 35만명이 지켜봤다.
SNS 사용에 익숙한 20~30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매장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젊은 층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장소로, 마케터들이 꼽는 팝업스토어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노경화 이노션 차장은 “팝업스토어 위치는 접근성보다 목표 고객이 많이 방문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유행에 민감하고 구매력을 가진 20~30대가 몰리는 가로수길이 중심지”라고 설명했다.
송종현/임현우 기자 scream@hankyung.com
■ 팝업스토어
pop-up store. 짧게는 하루, 길게는 두 달 정도의 한정된 기간 동안 운영하는 매장이다.
미국의 대형마트 타깃이 2002년 신규 매장을 설치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자 임시 매장을 연 것에서 유래됐다. 인터넷에서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팝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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