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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는 최근 옷이나 장신구처럼 착용할 수 있는 컴퓨터로 알려졌지만, 원래 휴대성이 있는 컴퓨터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런 측면에서 웨어러블 컴퓨터의 기원을 휴대용 시계로 보기도 한다. 샌디 펜트랜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벽에 걸린 시계를 작게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그 다음 손목에 찼던 것이 구글 글라스의 기원”이라고 설명한다.
1510년 독일 뉘른베르크의 자물쇠 수리공 피터 헨라인은 태엽을 이용해 최초의 휴대용 시계를 발명했다. 휴대용 시계의 발명은 사람들이 어디서나 시간을 알 수 있게 해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유럽의 정치·경제 구조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대용 시계는 항해술 발달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바다 한가운데서 배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정확한 시간을 통해 경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휴대용 시계로 이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항해술의 발달은 해상무역의 발전과 해군 전력 증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니 휴대용 시계가 유럽의 정치·경제 구조를 바꿔 놓았다는 말도 과언은 아니다.
본격적인 의미의 웨어러블 컴퓨터는 1961년 20세기 최고의 수학자이자 디지털 미디어의 초석이 된 ‘정보이론’ 창시자 에드 소프와 클로드 섀년이 만든 담뱃갑 크기의 휴대용 컴퓨터다. MIT 수학교수로 있던 두 사람은 카지노의 룰렛 도박에서 이기는 방법을 공동 연구했다.
창고에 나란히 앉아 룰렛 회전반을 돌리면서 룰렛 공이 안착할 가능성이 가장 큰 눈금을 예측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4개의 버튼이 달린 아날로그 컴퓨터였는데 회전반이 도는 속도와 주사위를 던졌을 때의 마찰계수 등 복잡한 계산을 통해 공이 안착할 가능성이 가장 큰 눈금을 알려줬다.
두 수학자는 이 휴대용 컴퓨터로 룰렛 게임에서 많은 돈을 벌어 카지노에서 이들의 출입을 금지할 정도였다.
소프는 훗날 이 컴퓨터에 응용된 정보이론을 이용해 증권시장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활동,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실제로 그의 펀드는 20여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고 한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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