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자원 육성 힘 쏟는 한국과 스위스는 닮은 꼴
스위스의 상향식 혁신과 한국 하향식 장점 공유
과기분야 협력 파트너십 독일 수준으로 올릴 것
“한국과 스위스는 자원이 부족해 인적자원에 투자하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연방경제교육연구부 장관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스위스 간에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가능성은 크고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슈나이더 암만 장관은 2010년 장관이 되기 전까지 20년 동안 스위스 건설장비 업체인 암만그룹을 이끌면서 스위스 기업인연맹 부회장과 베른지역 국회의원을 지냈다. 실물경제와 정책을 두루 경험한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슈나이더 암만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 역시 스위스의 정책 목표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위스 역시 창조경제를 통해 성장을 이루고 고용 문제를 해결해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며 “한국과 스위스는 닮은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스위스가 창조경제를 추구하는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는 혁신이 상향식이다. 어떤 사업에 투자할지, 어떤 제품에 대해 연구할지, 어떻게 혁신해 나갈지는 모두 기업들이 결정한다. 국가는 방향, 목표 등 기본적인 틀만 제공한다. 혁신위원회를 통해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을 대학, 연구기관 등과 연계시키는 활동 등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
한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하향식 방식이다. 그는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상향식과 하향식 혁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나이더 암만 장관은 한국의 기술과 학문 수준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학문을 갖췄다”며 “한국의 기업, 학계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 혁신의 원천으로 독특한 교육체계를 꼽았다. 스위스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20~30% 정도다. 나머지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기업에서 일한다. 이런 과정으로 실무능력을 갖춘 채 졸업할 수 있어 스위스의 청년 실업률은 2.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스위스 주요 대학총장, 연구소장, 연구재단 이사장 등 과학기술교육 분야의 주요 인사들로 대규모 사절단을 꾸려 서울을 찾았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는 “연방로잔공대(EPFL)와 KAIST 간 바이오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와 제네바대와 연세대 간 양해각서 체결을 앞두고 있다”며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스위스 기술혁신위원회(CTI) 간에 공식적으로 협력관계가 시작된 것도 이번 방문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도 기대했다. 이미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 단계에서 스위스 대학, 연구소,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LG전자에서 나온 스캐너 마우스에는 연방취리히공대에서 분할된 기업인 다쿠다의 기술이 쓰이고 있고, 삼성 갤럭시S4에는 스위스 센시리온사의 습도 센서가 사용됐다.
슈나이더 암만 장관은 “이런 사례는 스위스 연구기관과 한국 기업들 간 잠재적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더 많은 파트너를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을 과학기술 파트너십 협정을 맺은 오스트리아 독일과 같은 수준으로 올리고 싶다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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