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들'서 이미지 변신한 배우 정우성
“흥행 욕심만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500만번째 관객과 데이트를 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제 1000만 관객을 바란다면 싸가지가 없다고 할 테고, 900만명 정도만 오면 좋겠습니다. 하하.”
다음달 4일 개봉하는 범죄액션영화 ‘감시자들’(감독 조의석 김병서)에서 범죄조직 리더 제임스 역을 해낸 정우성(40·사진)의 바람이다. 탁월한 관찰력으로 감시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경찰 역을 맡은 설경구와 한효주의 포위망을 뚫고 제임스는 살인과 강도 행각을 일삼는다. 연기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정우성을 24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년간 청춘스타로 누릴 만큼 누렸어요. 이제는 더 다양하고 여유롭게 연기를 해야겠지요.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읽어 보니 제임스의 역할에 따라 긴장감의 크기가 달라지더군요. 그 느낌을 직접 체험하고 싶어서 서브캐릭터인데도 기꺼이 출연했죠.”
그가 영화에 출연한 것은 중국과 합작한 ‘호우시절’과 ‘검우강호’(이상 2010년) 이후 3년 만이다. 글로벌 영화프로젝트를 추진하다 실패해 영화계 복귀가 늦어졌다. 그 사이 TV 드라마 ‘빠담빠담’에서 말 많은 밑바닥 인생을 연기했고,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서 첩보원 역을 했다.
“첫 악역인데 의도한 대로 나왔어요. 악역은 관객에게 이해받으려 해서는 안 되고, 멋지게만 보여서도 안 됩니다. 선보다 악이 멋져서는 안 되니까요. 제임스는 딱 그만큼만 표현된 캐릭터예요.”
극 중 제임스는 끔찍한 살인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단, 완전범죄를 기도하고 자신의 정체를 은폐하려는 목적에 충실하다.
“제임스 역을 연기하면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의 사무라이 역을 떠올렸어요. 절제된 캐릭터이고 죽을 때도 깔끔했지요. 나쁜 짓을 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단박에 알려줬어요. 촬영 현장에서 각본대로만 연기하자고 다짐했어요. 덕분에 오버하지 않고 절제된 연기를 유지했어요.”
이 영화는 새롭다고 그는 강조했다. 감시 전문 경찰이란 소재도 그렇지만 이처럼 감정이 절제된 범죄영화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필요한 만큼의 감정을 보여주니까 ‘쿨’한 느낌이 남는 영화라고 했다.
“1993년 ‘구미호’로 데뷔해 연기 20년차를 맞으니까 촬영 현장이 한눈에 보입니다. 그렇지만 후배 감독들에게 얘기할 땐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예전에는 ‘건의형’이었지만 요즘에는 ‘질문형’으로 바뀌었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늘 ‘나이를 잘 먹어야지’ 하고 다짐했어요. 20대와 30대는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40대가 되니까 뭘 조금 아는 듯한 남자가 된 것 같습니. 하하.”
배우보다 감독이 재미있다는 그는 감독 데뷔가 꿈이라고 했다. 전체적인 상황을 고민해 만드는 작업이니까 자신의 적성에도 맞는다는 것. 최근 스마트폰으로 2~3분짜리 광고형 영화를 찍어 호평을 받았다.
“예전에 뮤직비디오를 찍은 뒤 편집했을 때 참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홍콩 영화 ‘천장지구’ ‘열혈남아’ 같은 액션 멜로물로 데뷔하고 싶습니다. 사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데뷔하려다가 글로벌프로젝트를 추진하느라 중단했어요. 배우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하거나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하정우가 저예산 영화를 연출했고, 박중훈 선배도 준비 중입니다.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관건이죠.”
그는 다음달 말께 내기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신의 한수’ 촬영에 들어간다. 내년 설에 개봉할 액션물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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