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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값 하락이 태양광 악재라고? 길게보면 OCI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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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투데이 - 이우현 OCI 사장

발전비용 줄어들어 태양광 설치수요 급증 기대
中·獨은 정부지원 팍팍…한국도 태양광발전 늘릴 때



“폴리실리콘(태양광 패널의 기초 원료) 가격 하락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태양광발전 비용이 석유 등 화석연료에 근접하고 있다는 뜻이어서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겁니다.”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업체인 OCI의 이우현 사장(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진했던 태양광 업황이 올 상반기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설치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0기가와트(GW) 수준이던 세계 태양광 수요는 올해 35GW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사장은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앞선 독일은 정부가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가면서 적극적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전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클린에너지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를 넘는다. 태양광 설치 비용이 하향 추세인 만큼 한국도 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란 지적이다.

이 사장은 “OCI가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의 기초 원료인 고순도 폴리실리콘은 현재 ㎏당 20달러 정도의 가격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업황이 개선돼 가격이 10%만 올라도 회사 이익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세계 3위권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OCI와 독일 바커, 미국 헴록 등 ‘빅 3’는 글로벌 고순도 폴리실리콘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2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OCI는 2분기에 소폭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중국 등 경쟁사에 비해 이익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최근 유럽연합(EU)과 중국 태양광 업체들 사이에 불거진 반덤핑 분쟁에 대해선 조속한 타협을 희망했다. 그는 “대규모 시장인 유럽과 중국이 다투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한국 기업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양측이 정면충돌 없이 원만하게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리로선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11.8%의 반덤핑 관세를 매긴 EU는 중국 업체의 가시적인 개선 움직임이 없으면 8월엔 47.6%까지 세율을 올리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맞서 중국도 유럽산을 포함한 수입 폴리실리콘에 반덤핑 관세를 매겨 역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세 1700억원 납부를 놓고 인천시와 분쟁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사장은 “조만간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조세심판원은 OCI의 자회사인 DCRE가 신청한 지방세 부과처분 취소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인천시는 DCRE가 2008년 OCI에서 분할할 때 등록세를 면제해줬지만 부채 이전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분할했으므로 문제 될 소지가 없다”며 “지난해 갈등이 불거진 후 충당금을 쌓아뒀기 때문에 자금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인 이 사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2005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OCI에 입사했으며 올해 3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글=박해영/사진=김병언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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