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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수출中企] 메타바이오메드, 바이어 찾아 지구 130바퀴…치과용 충전제 세계시장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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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셋방 공장서 출발…20년 만에 강소中企 우뚝
매출 10% 연구개발…지식재산권 70여건 보유
가방 하나 들고 100개국 돌아…억척스럽게 시장 개척
인공뼈 생산량 95% 수출…흡수성봉합사 세계최고 평가



1993년 청주시 모충동 지하 60평 공장에서 출발한 회사는 이제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한 수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흡수성봉합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다국적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스의 자회사 ‘에디콘’을 포함해 7개 업체만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이다. 이 회사가 만드는 치과용 충전제(치아에 구멍에 생겼을때 메꾸는 재료)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메타바이오메드(회장 오석송) 얘기다. 청주 지하방에서 출발한 회사가 창업 20년 만에 대표적인 수출 중소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무리 어려워도 기술투자는 한다”

1999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2008년 코스닥에 상장한 메타바이오메드는 의료용 소재의 연구개발(R&D)에서부터 생산, 마케팅까지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 대비 10%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출원 또는 등록한 회사 보유 지식재산권만 70여건.

기업부설연구소는 R&D를 위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1999년 메타바이오메드 부설연구소로 인정받아 생체에 적합한 의료용 신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15명의 연구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여러 대학과 산학연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든 제품을 직접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이미 13개 아이템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생산은 충북 오창산업단지와 오송생명과학단지, 미국 필라델피아, 캄보디아 프놈펜, 중국의 파우두우 공장에서 맡고 있다.

메타바이오메드가 최근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절단된 말초신경이나 중추신경을 연결해 신경을 되살리는 신경도관 △손상된 피부를 이식을 통해 재생할 수 있는 인공피부 등이다. 이를 위해 2009년 한·중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2010년 시작한 골수복재(인공뼈) 사업은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95%를 9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바이어 찾아 ‘삼만리’ 열정

오 회장의 억척스런 시장 개척기는 업계의 전설이다. 오 회장은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다닌 곳은 약 100개국에 이르며 해외출장 거리는 약 330만마일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구 약 130바퀴를 돈 셈이다. 5대양 6대주 안 가본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는 출장을 가면서 철칙이 있다. 일만 하는 것이다. 그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전시회 때문에 세 번을 갔지만 한 번도 코앞의 관광명소 코파카바나나 이파네마 해변을 밟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혼자 시장개척에 나서다 보니 150㎏이나 되는 수하물을 탑승객 5명에게 부탁해 분산해 운반하기도 하고 전시기간 중에는 가급적 물도 마시지 않았다. 그는 “전시장에서 자리를 비우면 전시품을 도난당하는 일이 있어 가급적 화장실을 가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에는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리비아 이집트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를 종단하며 이들 시장 개척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의 경우 수십개 도시를 다녔다.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

그는 네트워크 구축에도 열심이다. 오 회장은 “사업을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갖는 게 중요하다”며 “시간을 아껴가며 인맥구축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회사에 나온 뒤 7시에 임원회의를 연다. 오전 10시까지 회사 일을 처리한 뒤 곧바로 대외활동에 나선다.

그는 무역협회 부회장, 이달의 무역인 수상기업인 모임인 한빛회 회장, 코스닥협회 부회장, 글로벌최고경영자클럽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김희경/김형호 기자 hkkim@hankyung.com


오석송 회장, 꾸준함으로 승부…전세계 치과·의료박람회 10년째 참석

독일 의료기기전시회 무작정 출품으로 수출 물꼬터
해외 시장 집중공략…IMF 위기도 견뎌내

충북 오송에 있는 메타바이오메드 본사에 가면 ‘기둥이 있으면 자르고 산이 있으면 뚫고 바다가 있으면 메우겠다’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야만 한다’라고 쓴 글귀가 있다. 회사 창립자인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59·사진)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 회장은 1993년 인도네시아로 진출했다가 실패하고 빈손으로 귀국한 후 자살 결심까지 했다. 하지만 선친의 산소를 찾은 후 마음을 바꿔 먹었다.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면 그럴 각오로 다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던 것.

그는 “누구보다 소극적이고 겁이 많았다”고 술회한다. “하지만 자살 유혹을 떨치고 일어나자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친구들 모임에 찾아가 어렵게 5000만원의 종잣돈을 만들어 다시 시작했다. 충북 청주시 모충동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원에 60평짜리 지하 셋방 공장을 하나 임차해 공장을 돌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98개국에 치과용 기자재 등을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그가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를 개발 중이던 2000년대 중반. 독일 뒤셀도르프 의료기기전시회인 메디카에 샘플을 들고 출품해 독일 비브라운이라는 업체로부터 주문을 따낸 것도 이런 적극적인 사고방식에 의한 것이다.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해 온 것도 성공 비법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다른 국내 제조업체는 치솟는 환율로 인해 부도와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메타바이오메드는 이 시기에 수출을 많이 해 자금사정이 호전되는 등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 매년 전 세계 치과 및 의료박람회에 적극 참석해 많은 해외 바이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는 “세계 박람회에 십여년간 지속적으로 참여한 것이 100개 가까운 나라에 수출하는 터전이 됐다”며 “꾸준히 참여하는 게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유치하는 비법”이라고 말했다.

사람 중심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오 회장은 “글로벌 마케팅이라고 해서 특별한 관리기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엇이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캄보디아 등에 현지법인이나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지역별로 현지인을 책임자로 고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 오 회장은 “적임자라고 판단되면 국적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신뢰”라고 강조했다.

1990년 40여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지금 200여명에 달한다. 오 회장은 직원들을 위해 골프, 산악, 당구, 탁구, 볼링, 축구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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