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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이번엔 BALLY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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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패션 명가' 자존심 찾기 행보


한섬이 스위스 명품브랜드 ‘발리’의 면세점을 제외한 국내 판권을 인수한다. 올 들어 ‘이로’ ‘엘리자베스&제임스’의 수입계약권을 따내는 등 ‘해외 패션 명가’를 겨냥한 유명 브랜드 계열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발리를 운영 중인 독일 명품기업 라벨룩스는 면세점 사업권은 부루벨코리아에, 백화점 등 내수사업은 한섬에 넘기기로 했다. 그동안 면세점과 국내시장 판매권을 모두 갖고 있던 DKSH와 계약이 만료된 데 따른 조치다. 라벨룩스는 한때 발리의 한국 철수를 검토했으나 적극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힌 한섬과 협력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섬이 국내 유명 대기업들을 제치고 발리의 사업권을 따낸 것은 ‘해외 패션 명가’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발렌시아가’ ‘지방시’ ‘셀린’ 등을 국내에 들여와 유명 브랜드로 키웠으나 지난해 모두 재계약에 실패했다. 발렌시아가는 본사가 직진출하는 쪽으로, 지방시와 셀린은 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판매권을 가져갔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을 통해 한섬을 인수했던 현대백화점은 자사가 운영 중이던 해외 패션 브랜드 ‘올라카일리’ ‘쥬시꾸띄르’를 한섬에 넘겨주는 등 ‘한섬 키우기’에 나섰다. 올 들어선 이로 엘리자베스&제임스 일레븐티의 독점 수입 계약권을 따내기도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미 유명세를 갖고 있는 발리까지 ‘해외 패션’ 라인업에 추가하는 셈이다.

한섬의 매출은 2011년 4970억원에서 지난해 4964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올해 1분기도 매출은 전년(1278억원)보다 6% 줄어든 119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219억원)보다 15.5% 감소한 185억원을 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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