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펀드광고 심사, 업계 반발 잇따라 … 심사규정 놓고 '논란'

# A 운용사 광고 담당자는 펀드 지면광고를 위해 전문 카피라이터를 고용하고, 사내 규제 대응(컴플라이언스) 부서와 수 차례 협의 끝에 광고 문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 광고심사실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수정을 요청했다.

A 담당자는 원하던 광고 문구를 쓸 수 없었다. 얼마 후 경쟁사에서 같은 단어를 사용한 광고를 발견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투협 측에선 담당자가 달라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는 사내 임원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1일부터 금융투자 광고물 심사규정이 개정된다. 위험성을 고지하는 경고 문구가 좀더 잘 보이도록 표시되고, 수익률도 보수차감 후를 기준으로 기재해야 한다.

업계 불만사항이 높은 광고문구 심사에 대한 규정은 아직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광고 규정을 재점검할 때 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 증권사 광고 담당자는 "기존 광고의 유효 기간이 만료돼 다시 신청했더니 금투협 측에서 광고안 수정을 요구했다" 며 "항의하자 그 당시 담당자가 잘 몰랐었던 것 같다는 어이없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C 운용사 광고 담당자는 "투자 위험등급이 1등급으로 높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손실 위험을 감안해 까다롭게 심사하는 것을 이해한다" 며 "하지만 채권형 펀드나 채권혼합형 펀드 광고심사가 상대적으로 쉬운 것도 아니라 무슨 잣대를 들이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객용이나 세미나용으로 만드는 광고 자료 심사가 더 까다롭다는 지적도 있다.

D 증권사 상품 담당 관계자는 "기존엔 펀드 수익률을 만회하겠다는 표현을 쓸 수 있었지만 최근 이런 표현을 쓰지 못하게 했다" 며 "기존 고객에 설정액이 작아도 운용 능력이 특이하거나 뛰어난 펀드를 추천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금투협 측은 대다수 금융투자 광고물을 최종 심사하다 보니 업무량이 가중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2010년 연간 광고심사 실적은 7267건, 2011년 7940건, 2012년 7198건이다. 5명의 담당자가 처리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광고 심의 담당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뚜렷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광고 문구를 심사할 때 투자자가 오인할 소지가 있는 과장된 표현이나 단정적인 표현 의 자제를 권하고 있다" 며 "광고 심사 담당자끼리 크로스 체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 불만은 일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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