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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새로운 50년 출발] 한진중공업 최성문 사장 "대한민국 조선1번지 영예를 반드시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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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상장기업 1호' 한진중공업 최성문 사장

한전 자회사서 선박 3척 수주…최근 선주들 발주 이어져
케이블선 등 특수선 집중 공략…'조선 1번지' 명예 반드시 회복




“내년 하반기면 일감이 없어 휴업한 300여명의 직원이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고, 공장에도 망치소리가 나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2020년까지 세계 5위권의 종합중공업 회사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최성문 한진중공업 사장(63·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세계 조선경기 악화와 노사분규로 회사가 휘청했지만 최근 노사갈등이 회사생존과 고용안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생겨나면서 일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최근 5년 만에 회사가 한국전력 5개 발전자회사로부터 선박 3척을 수주했습니다. 2~3년 뒤의 미래경기를 미리 반영하는 산업이 조선인데 최근 선주들의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추가 발주가 이어지고 회사가 서서히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사장은 “현재 조선산업이 바닥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시장에 물량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전 세계 조선소가 치열한 전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조선업황이 회복되더라고 U자형 회복이 L자 모습으로 가고, 중국 조선업계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양플랜트에 주력하고 있는 대형 조선소를 제외한 중소형 조선소들은 2010, 2011년 해마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적자를 보고 있고,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가는 등 고사 직전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중국이 바짝 따라와 경쟁력이 없어진 일반 상선 위주의 양적 팽창보다는 친환경 선박과 연료경제선형, 해양지원선 등 고기술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박 수주에서 인도까지 전 공정에 걸쳐 원가경쟁력을 갖춰 올해 생산과 품질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시스템을 구축해 ‘조선1번지, 한진중공업’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해나가겠습니다.”

그는 한진중공업은 역사와 기술력을 갖춘 회사라는 점을 살려 글로벌 경쟁력을 재점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단 납기를 보장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갖추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 한 해 일감확보와 함께 ‘컬리티 업그레이드(Quality Up-grade)’를 통해 수주에서 인도까지 전 공정에 걸쳐 원가경쟁력에서 납기 준수 및 품질관리를 통한 고객만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량을 모을 생각이다.

단점인 좁은 조선소부지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과 가격경쟁할 수 있는 선박들은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수주하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수빅에서 사용하는 조선기자재 부품은 국내에서 대부분 가져가기 때문에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도 강화해 발주를 통해 수출물량을 강화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은 1970년대 국내 최초로 국산 경비정인 학생호와 국내 최고 석유시추선, 자동차운반선, 화학제품운반선을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드릴십과 동양 최초의 멤브레인형 LNG선, 독도함, 국내 최초의 국적 쇄빙선을 건조한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 사장은 이 같은 선박건조 기술력과 경험을 살려 다시 한번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벌써 한진중공업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조선분야에 연구와 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건조한 경험을 살려 시험조사선과 수로측량선, 케이블선 등 유사한 특수선 시장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수빅조선소, 영도조선소, 부산연구개발센터를 연계한 글로벌 생산시스템을 기반으로 특수목적선과 LNG선, LPG선, 해양플랜트와 드릴십, LNG-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등의 선종으로 영업분야를 확대해 일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는 지난 연말부터 대표노조가 수주지원에 나서 발주처에 탄원서를 보내고, 전 세계 영업거점을 활용한 수주활동 덕택에 구체적인 성과가 생기고 있는 만큼 노사안정을 확실히 구축해 제2의 도약에 나선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우리 회사 조남호 회장은 사석에서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태어났다며, 이름 중의 ‘남’자가 암남동 ‘남’자라고 할 만큼 부산에 애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회사 전략도 부산과 수빅을 함께 가동하지 않으면 시너지가 떨어집니다. 반드시 재도약을 이뤄내 부산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최 사장은 부산 최대 기업으로 앞으로의 부산 경제 기여도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특히 한진중공업이 다시 한국조선의 첫 출발지라는 자존심과 부활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지켜봐 달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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