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와 떠나는'갤럭시 노트 8.0'독서여행 (3) 박종우 다큐멘터리 감독 말
안통하는 오지에선 종이에 그림 그려 필담…이젠 S펜으로 더 쉽게
사라져가는 문명·역사…영상·사진으로 담을 것
박종우 감독은 이름 보다 연출·참여한 작품이 훨씬 유명하다. 한국 문명 다큐멘터리의 장을 연 ‘KBS 몽골리안루트’,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 실크로드 보다도 200년 앞선 최고(最古)의 문명 교역로에 관한 ‘KBS 차마고도’ 등이 모두 그가 참여한 작품들이다.
“사라져가는 것들이 안타까워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었다”는 박 감독을 인왕산 자락 끝 수성동 계곡 작업실에서 23일 만났다.
호리호리한 체구로 세계의 오지를 찾아 다니는 그는 영상과 사진을 모두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내서 몇 안되는 다큐멘터리 작가다. 그는 아프리카 가나의 소수민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1년 간 아프리카에 머물면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예정이다. 떠나기 전 가장 고민되는 것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의외로 “짐 싸는 것”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사진과 영상을 한꺼번에 다루다 보니 짐이 정말 많아요. 꼭 가져가야할 것만 따져도 카메라 4대, 삼각대 2개, 노트북에 저장 매체까지 가방 4개에 담아도 모자라요. 최근에 촬영을 갔다가 충전기 개수를 세어보니 무려 12개더라구요.”
그런 그에게 요즘 기특한 물건이 바로 ‘갤럭시노트8.0’이다. 박 감독은 “전자책과 노트, 간단한 사진 작업과 인터넷 자료 검색까지 다 되니까 덕분에 짐이 많이 줄었어요. 무게와 부피도 크게 부담이 없고요.”
그는 특히 오지에서 지도를 살필 때 태블릿이 유용하다고 했다. “무거운 지도책을 낑낑대며 들고 다니기도 힘들고 이제 지도의 작은 글씨도 보기 불편한 나이가 됐어요. 태블릿엔 방대한 양의 지도를 넣어다닐 수 있는데다 디지털 지도는 원하는 부분을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어서 한결 편하더군요.”
갤럭시노트8.0의 펜 기능도 마음에 들어했다. 박 감독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오지에서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필담을 나누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S펜’으로 더 쉽게 필담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를 떠나면 가족들이 걱정하겠다”고 하자 그는 “오히려 부인이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는 업계 선배의 주선으로 만났다. 일에 빠져 연애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그였지만 첫 만남에서 “한 달 동안 떠난 아프리카 여행에서 방금 돌아왔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는 첫 눈에 반했다고 했다. 아내는 방학 때마다 박 감독의 취재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준다. 2004년 태국 쓰나미 참사 현장 취재 때에도 아내의 도움이 컸다. “원래 그 해 여름 가족끼리 태국을 여행하려고 집을 빌렸었는데 쓰나미가 오면서 졸지에 빌린 집이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의 기자실이 돼버렸어요. 아내가 외국 취재진들에게 라면도 끓여 주면서 뒷바라지를 했죠.”
오지나 자연재해 지역에서 촬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발을 헛디뎌 40m 절벽에서 떨어지기도 했고 호랑이와 표범에게도 물려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위험 때문에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다음달께 아프리카에 갔다가 8월엔 터키 이스탄불에서 전시회를 연다. 지난 3년 간 촬영한 비무장지대의 모습을 전시한다. 그는 “민간인 중 처음으로 허가를 받아 비무장지대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사라져가는 각국의 문명과 역사를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해 나갈 계획이다. 그가 생각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카메라를 주셨는데 어렸을 땐 고궁이나 용문사 은행나무 같은 것들만 찍었어요. 그게 요즘엔 후회가 돼요. 바로 집 앞에 대장간이 있었는데 매일 아침 편자 박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라고 생각해 찍을 생각을 못했어요. 고궁이나 용문사 은행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집 앞 대장간은 더 이상 없잖아요.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세계 구석구석을 기록하려 다닐 겁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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