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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워킹 맘&대디 스토리] (12) 스마트폰과 멀어지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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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들어간 아이스크림 가게에 5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와 엄마가 앉아 있었는데 엄마는 뭐가 그리 바쁜지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고는 연신 손을 움직였다.

아이가 “엄마~” 하고 불러도 “왜?” 라고만 대답할 뿐 전혀 미동이 없었다.

엄마아빠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줄이기 캠페인을 계획중이여서 그런지 아이 엄마의 행동이 신경 쓰여 나도 모르게 시선이 자꾸만 옆 테이블로 향했다.

아이는 엄마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해도 반응을 보여주지 않자 체념한 듯 혼자 노래를 부르며 놀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과 가벼운 손장난을 하며 엄마의 스마트폰 놀이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의 엄마는 한참이 지나서야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거두더니 아이에게 “다 먹었어? 가자!” 하고 일어나더니 휙! 나가버렸다. 이러한 모습이 익숙한 듯 아무런 말없이 엄마 손을 잡고 나가는 아이의 모습에 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스마트폰 놀이에 열중하느라 아이에게 눈길조차 안주는 부모가 비단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만난 그 엄마만은 아니다.

길거리는 물론 놀이터, 키즈카페, 심지어 집에서도 손쉽게 이런 엄마아빠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지금 내 손을 잡고 가는 아이, 내 옆에서 놀고 있는 아이보다 스마트폰 세계가 더 중요한 듯 스마트폰에서 좀처럼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놀이터에서 만난 어떤 아빠는 아이의 그네를 밀어주고 시소를 함께 타면서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움켜쥔 채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지금 얼마나 외로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나에게 집중을 하고 있는 지 안 하는지 금방 알아챈다.

엄마아빠가 몸만 옆에 있을 뿐 딴 곳을 보고,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느낀다.
엄마아빠가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고 있는 아이들은 엄마아빠의 시선을 나에게 유도하기
위해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일부러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많은 워킹맘이나 대디들을 만나면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늘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막상 아이와 함께 있으면 뭘 해야 될지 몰라서 혹은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들고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행동을 취한다.

작년,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사전 인터뷰에서 초등학생 딸이
“우리 아빠는 집에 오면 휴대폰을 보느라 저희들이랑은 안 놀아줘요” 말한 적이 있었다. 실제로 그 아빠는 SNS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회사에서건 집에서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아이들은 아빠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있는데 아빠는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여전히 스마트폰의 세상에만 빠져있는 것을
보고 참으로 안타까웠다.

평일에는 잘 못 놀아주니까 주말에 몰아서 놀아줘야지라고 생각하는 워킹맘과 대디들이
많은데 몰아서라도 제대로 놀아준다면야 충분한 보상이 되겠지만 현실상 쉽지 않은
공약이므로 매일매일 하루 10분이라도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스마트폰과 멀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물론 바쁜 워킹맘과 대디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인 줄 알지만 매일 매일 조금씩
연습하다보면 나중에는 스마트폰을 놓고도 나갈 수 있을 정도의 강단(?)이 생긴다.

유아들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각하다고 한다. 이는 바로 엄마아빠들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당장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자.

일단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엄마아빠가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아이 역시 스마트폰이 아닌 엄마아빠에게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이수연 <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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