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4의 국내 판매가 정부 보조금 규제 탓에 부진하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해외 판매 호조를 근거로 갤럭시S4의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 149개 국가 342개 통신사업자를 통해 갤럭시S4 판매에 돌입했다.
갤럭시S4는 출시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의 바람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S4 판매는 호조세다. 판매 속도에서 전작인 갤럭시S3를 추월했다.
◆엇갈린 국내외 판매 추이…해외 '순항', 국내 '난항'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3는 300만대를 판매하는 데 20일이 걸린 반면 갤럭시S4는 출시 닷새만에 400만대를 돌파했다. 이달 말께 1000만대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국내 판매는 부진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국내에서 팔린 갤럭시S4는 약 14만대. 전작인 갤럭시S3 판매량의 절반수준도 안된다. 정부가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을 강하게 옥죄면서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전체 판매량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가량 남짓이기 때문에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국내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10% 가량"이라며 "갤럭시S4에 대한 해외 쪽 반응이 우호적이기 때문에 판매 실적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돌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휴대폰 시장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3%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가 국내시장에서 실패하더라도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S3 17만원 학습효과…대기수요, 구매로 곧 전환될 것
국내 판매량이 부진하지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작인 갤럭시S3가 판매된 직후 국내시장 점유율은 16% 였던데 반해 갤럭시S4는 30%를 점유하고 있다"며 "제품 자체에 대한 실망 때문에 판매가 부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정부 보조금 규제 탓에 시장이 얼어붙었고, 갤럭시S3 판매가가 17만원까지 떨어진 사례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학습효과로 구매를 미루고 있기 때문에 판매량이 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부 보조금 규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보조금이 당시처럼 한 번에 풀릴 가능성은 낮다"며 "당분간 보조금 변동이 없으면 대기수요가 구매로 전환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주가 횡보…눈높이 조절 이후 좋아질 것
투자심리도 관망세다.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적발표 이전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도 최근 잠잠해졌다.
주가가 횡보를 거듭하는 데는 갤럭시S4 판매량을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전제돼 있다.
따라서 5월말쯤 갤럭시S4의 구체적인 판매량이 공개되면 실적 여부에 따라 주가도 상승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4의 판매량이 호조세를 나타내면 6월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도 견조한 흐름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애널리스트도 "현재는 눈높이를 조절하는 단계"라며 "조정을 거치고 나면 주가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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