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민아 / 사진 오재철] 나테한 세계여행 14, 15편이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테마파크와 클럽 문화)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엔 플라야 델 카르멘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에 대한 찬사다.
우리는 엊그저께 치첸이트사와 세노테 투어를 다녀왔다. 원래는 시간에 쫓기듯 따라 다녀야 하는, 투어 컴퍼니를 통한 단체 여행을 무조건 지양 했었지만 몇 달 간의 여행 경험을 통해 대중교통으로 다니기 어려운 곳은 일일투어를 적절히 이용하는 게 현명한 여행 방법임을 터득했다.
대신 컴퍼니를 정할 때는 괜히 이쪽 저쪽 많이 돌아다니는 투어보다 꼭 가고 싶은 곳을 두 세 군데 정도만 들러서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지, 가격은 너무 비싸지 않은지 등 최대한 발품을 팔아 알아 보고 비교해 본 후 결정한다. 그렇게 꼼꼼히 따져보고 정한 이번 ‘치첸이트사 + 세노테 투어’도 대만족!
일찌감치 일어나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호스텔에서 멀지 않은 투어 회사 앞에 모여 치첸이트사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알록달록 예쁘게 랩핑한 버스를 타니 기분도 좋아지고, 차가 크고 편해서인지 우리 둘 다 투어 내내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러나 팔렌케, 띠깔에 이어 세 번째로 보는 마야의 고대유적지인 치첸이트사여서인지 이 곳에선 처음 팔렌케를 마주했을 때처럼 그리 큰 감동은 없었지만, 그 웅장함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들린 보람이 있었다.
아마 무더운 날씨 탓도 있었으리라. 치첸이트사에서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에 지칠대로 지친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졌다. 두 번째 코스인 익 킬 세노테에 도착. 놀랍게도 오늘의 진짜 감동은 생각치도 못했던 이 곳에 있었다. 세노테(Cenote)란 지하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어 생긴 움푹 패인 천연 웅덩이다. 그 중 이번 투어에서 우리가 들린 익 킬 세노테는 세계 9대 싱크홀 중 하나로 지름이 50~60m, 깊이가 40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아름답고 아름다운 그 광경. 우리는 이럴 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요정이 나올 것만 같아!”
나테한 여행 Tip
우리의 치첸이트사 투어를 담당한 여행사 이지투어(Easy Tour). 이 곳에서 셀하, 엑스카렛, 엑스플로르 등 에코파크 투어 또한 신청할 수 있으며,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이슬라 무헤레스를 왕복하는 요트 투어 및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액티비티 투어를 신청할 수 있는, 규모가 상당히 큰 여행사다. 자세한 정보는 easytours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치첸이트사 + 세노테 투어’를 마친 다음 날, 우리는 툴룸으로 향했다. 다행히 툴룸은 호스텔 근처에서 한 번에 가는 콜렉티보가 있어서 쉽게 다녀올 수 있었다. “벌써 몇 번째 보는 마야 유적이야?” 생각하며 별다른 기대없이 찾은 툴룸, 그러나 여행이 즐거운 건 언제나 예측은 빗나간다는 사실! 바닷가 절벽에 자리잡은 툴룸은 지금까지 보던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 곳은 멕시코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와야 하는 베스트 여행지였다. 푸른 바다 위 우뚝 솟은 그 찬란한 유적을 어찌 설명할 수 있으리오? 카리브해의 에메랄드빛 그 바다 색을 어찌 묘사할 수 있으리오? 직접 봐야만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곳. 우리는 툴룸 해변에서 오래간만에 아이처럼 온 몸으로 느끼며 놀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바탕 놀아 제꼈다.
지나고 보니, 플라야 델 카르멘에 머문 2주 동안 우리 참 열심히도 놀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동굴 밑, 그리고 바다 밑이다. 밤낮으로 물질(?)을 하며 벨리즈에서 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이 빛을 발했던 곳, 바로 세노테 다이빙과 코주멜 해수 다이빙.
지난 치첸이트사 투어에서 익 킬 세노테를 보고 온 우리는 멕시코의 세노테에 흠뻑 마음을 빼았겼다. 스쿠버 다이빙으로 그 신비로운 동굴 속을 탐험할 수 있다는 말에 ‘이건 꼭 해야겠다’ 싶어서 플라야 델 카르멘을 떠나기 전 부랴부랴 세노테 스쿠버 다이빙을 신청했다. 다행히 숙소 근처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에 친절한 가이드 겸 인솔자(인스트럭터)와 함께 세노뗴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스쿠버 다이빙을 할 세노테의 이름은 도스 오호스(Dos Ojos). 도스란 스페인어로 ‘2개’란 뜻이고, 오호스는 ‘눈’이란 뜻으로, 두 개의 세노테가 눈처럼 나란히 붙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우린 다이빙 인솔자의 지시에 따라 스쿠버 다이빙 준비을 마치고, 무거운 산소통을 멘 채 짧은 돌계단을 내려갔다. “아!”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던 신비로운 녹색의 물, 저 너머 4차원 세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동굴 깊숙이 들어가는 통로… 눈 앞에 나타난 탐험의 문 앞에서 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나테한 여행 Tip
오픈된 공간에서 하는 다이빙과는 달리 동굴(세노테) 다이빙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 중요하므로 검증된 인솔자와 함께하는, 다이빙 전문 센터인 플라야 스쿠바(playascuba)를 이용했다. 다이빙에 필요한 장비 일체가 모두 구비되어 있으며, 플라야 델 카르멘 주변의 크고 작은 세노테에 대한 사진 자료도 마련되어 있어 설명을 들은 후 선택하여 세노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두렵고 긴장됐지만 지금 당장 뛰어들지 않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놓칠 것만 같은 기분. 우린 인솔자를 따라 두 번의 다이빙을 했다. 처음엔 동굴 다이빙이 처음인 우리를 위한 워밍업, 두 번째는 동굴 깊숙이까지 샅샅이 탐험하는 거였다. 동굴 다이빙은 일반 다이빙과는 다르게 수면 위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다이빙 초보인 우리들은 연습이 필요했다. 너무 낮게 수영하면 동굴 바닥의 모래가 흩날려 시야가 가려지고, 너무 높이 수영하면 동굴 천정에 머리가 닿기 때문에 중간 높이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워밍업이 끝나고 어두컴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지의 동굴 속으로, 희미한 손전등 불빛 하나에 의지한 채 출발. 예상대로, 아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동굴 속 탐험은 흥미진진했다. 랜턴 불빛을 휙 돌리면 눈 앞을 지나가던 물고기와 눈이 마주치고, 또 휙 돌리면 석순, 석주, 종유석 등으로 만들어진 생전 처음보는 진귀한 광경을 만날 수 있었다.
플라야 델 카르멘을 떠나기 전 마지막 날, 우린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코주멜 다이빙을 다녀왔다. 코주멜은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페리를 타고 3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관광 섬이다. 그냥 드넓은 바다처럼 보이는데? 이 곳 다이빙이 그렇게 유명하다고? 잔뜩 기대를 가지고 들어간 바다 속에서 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내가 평소 알던 세상은 지구의 반쪽 뿐이었구나! 바다 아래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지형 지세가 있었다니…”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산과 나무들이 바다 속에도 고스란히 있었다. 바다 속에 펼쳐진 또 다른 세상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협곡 사이사이를 누비며 아름다운 물고기들과 눈을 맞추며 한 마리 물고기가 된 듯 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코주멜에서 드디어 난 진정한 스쿠버다이빙의 재미를 알 수 있었다. 이럼으로써 지표면 뿐만 아니라 바닷 속까지. 세계 여행을 하며 가봐야 할 곳들이 두 배로 늘어났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내 눈과 마음도 두 배로 커졌고.
[나테한 세계여행]은 ‘나디아(정민아)’와 ‘테츠(오재철)’가 함께 떠나는 느리고 여유로운 세계여행 이야기입니다. (협찬 / 오라클피부과, 대광카메라)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life@w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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