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보 4명 압축…“대부분 현업에서 물러난 인물들”
임시대표 선임해 신중모드 돌입
이 기사는 04월30일(08:4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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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안성은 한국 대표 겸 투자은행 부문(IBD) 대표의 사임으로 후임자 인선 작업이 한창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에 대해 IB 업계 관계자들이 내놓는 촌평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과 함께 명색이 전세계 최고의 IB로 꼽히는 메릴린치이지만 몰려든 후보군의 면면은 기대이하라는 것이다. 차세대 대표를 뽑는 자리인데 대부분 원로급들이 몰린 탓이다.
지난 17일 서울에서 진행한 메릴린치 한국 대표 선임을 위한 면접에는 총 7명의 지원자가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는 이 가운데 4명으로 후보를 압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골드만삭스 대표 출신으로 국내 증권사를 오간 E씨와 B 외국계 증권 대표를 역임한 S씨, D 외국계증권사의 Y 대표, U 외국계증권의 L 대표 등이 최종 후보군에 오른 인물들로 거론된다.
저마다 기업금융 부문 대표를 역임한 백전노장들인데도 IB업계의 반응이 실망 일색인 건 '젊은 피 부재'로 요약된다. 안 대표의 이직으로 세대교체를 노려야 할 메릴린치의 차기 대표에 안 대표보다 훨씬 고참급의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으니 시대를 거꾸로 거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메릴린치 대표 후보들은 대부분 IB업계 1세대로 분류되거나 예순 안팎의 인물들이다. IB 1세대는 민유성 티스톤 대표,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과 같이 70~80년대에 외국계 증권사에 입사해 IB업무를 시작한 60대들을 말한다. 안 대표는 1세대의 뒤를 잇는 2세대로 분류된다. 김종윤 골드만삭스 대표, 박장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 대표, 임석정 JP모건 대표 등 현재 외국계 증권사 대표 대부분이 2세대다.
해당 증권사를 대표하는 한국 대표는 여전히 2세대들이 맡고 있지만 실무를 책임자인 IB 부문 대표는 40대 IB 뱅커들인 3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86학번인 조상욱 대표를 IB 부문 대표에 임명한 모건스탠리가 대표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IB거래구조 만큼이나 이를 다루는 책임자도 젊고 새로운 역량을 갖춘 인물이 맡는 것이 순리인데도 메릴린치 대표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현업에서 손을 뗀 지도 꽤 지난 사람들"이라며 "BoA에 합병 당한 이후 취약해진 메릴린치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3세대를 뽑으려는 자리에 1세대로 채워진 후보 명단을 받아든 메릴린치로서도 난감한 표정이다. 메릴린치는 지난주 김영언 전 BoA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BoA 은행 부문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김 임시 대표는 IB 경험은 전무하다.
이에 대해 IB업계에서는 메릴린치가 신속하게 차기 대표를 뽑으려던 계획을 바꿔 신중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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