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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쓰는 논술] (2) 게임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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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이론이란?

자주 출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알고 있는 학생과 제시문을 통해 처음 접하는 학생 사이에 이해도가 크게 차이가 나는 주제가 게임이론이다. 군사적 목적을 위해 응용수학분야에서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내용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 조금만 머리를 쓰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게임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쉬운 예를 들어보자. 영화 [다크나이트]를 보면 의미심장한 대목이 나온다. 악당 조커는 죄수만 1000명 타고 있는 배와 일반인이 1000명 탄 유람선에 폭탄을 설치한다. 그리고 각각의 폭탄 스위치는 상대편 배에 놓아둔다. 죄수 수송선 폭탄의 스위치는 유람선에, 유람선 폭탄 스위치는 죄수 수송선에. 이 상태에서 조커는 각 배 구성원들에게 폭탄 스위치를 누를 것을 종용한다. 먼저 누른 측이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경우의 수는 세 가지다.
1) 상대방을 살리기 위해 서로 누르지 않는다. (최선의 결과)
2) 내가 살고 싶은 욕심에 둘 중 한 배가 먼저 누른다.
3) 내가 살고 싶은 욕심에 동시에 둘 다 누른다. (확률은 낮지만 결과는 최악이겠지)

여러분이 둘 중 어느 한 배에 타고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물론 영화 속에서는 이타심이 충만한 선량한 시민들과 선량한 죄수들이 등장하는 탓에 누르지 않고 버티다가 배트맨이 구해주지만 현실 상황이라면 십중팔구 2) 내지는 3)의 결과가 등장할 것이다.

이것이 게임이론의 기본 구조다. 두 명 이상의 행위자가 등장하고, 행위자에게는 두 개 이상의 선택이 놓인다. 하나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고 상대에게 해가 되는 선택, 다른 하나는 자신에게는 해가 되고 상대에게 이익이 되는 선택. 이런 상황을 게임상황이라고 한다. 우리가 악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는 평범한 경제적 인간이기 때문에 이기적 선택을 할 것이다. 하지만 게임 상황에서 이기적 선택의 결과는 모두에게 해가 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 어떻게 출제될까?

게임이론의 내용이 등장한 최근의 기출문제는 다음과 같다.

2012 한양대 모의(1차-상경) : 게임이론 균형 찾기
2010 한양대 수시(상경) : 게임이론의 합리성 (숫자 고르기 게임)
2011 동국대 수시 : 늑대의 딜레마와 지속가능한 발전
2011 가톨릭대 수시 : 죄수의 딜레마 (도시 이산화탄소 감축)
이 중 하나의 제시문을 보자. 2010학년도 한양대 수시 기출문제다.

아래 표를 보면, 사냥꾼 두 사람의 선택의 경우가 나온다. 두 사냥꾼은 덫을 놓는 일로 오후를 보낼 것이냐 아니면 밀렵을 할 것이냐 하는 결정에 직면해 있다. 만약 두 사람 모두 덫을 놓는다면 포획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은 덫을 놓는데 다른 사람은 오후 내내 밀렵을 한다면 밀렵한 사람은 포획량을 세 배로 늘릴 수 있다. 대신 덫을 놓은 사람은 아무 것도 잡지 못한다. 따라서 상대방도 밀렵을 하는 수밖에 없고, 두 사람 모두 밀렵을 하면 포획량은 훨씬 감소하여 무엇을 위해 사냥을 하는지의 목적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자유로운 이익 추구를 위한 경쟁을 쫓아간다는 욕구의 선택을 따르면 ‘경우 (3)’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을 수밖에 없다.

두 사냥꾼이 등장하고 각각의 사냥꾼에게는 모두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다. 덫을 놓느냐 밀렵을 하느냐. 제시문을 읽으면서 수험생은 바로 ‘밀렵 - 합리적 이기적 선택’, ‘덫 - 비합리적 이타적 선택’임을 간파해야 한다. 위 [다크나이트]에서의 상황과 동일한 구조이다. 최선의 결과는 당연히 1)번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결과는 3)번이다. 모든 참여자가 합리적 이기적 선택을 하는 3)번의 상황을 게임이론 창안자의 이름을 따서 ‘내시 균형’이라고 하는데 내시 균형의 결과는 항상 모든 참여자의 이익의 합이 가장 적은 최악의 상황으로 종결된다.

▧ 게임상황을 제시하는 출제자의 의도

고전 경제학이 상정하는 ‘합리적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는 이기적 인간이다. 이 때문에 이기심은 억제돼야 할 것이 아니라 장려돼야 할 덕목이다. 제빵사는 자신을 위해 더 좋은 빵을 만들고 정육점 주인은 자신을 위해 더 좋은 고기를 생산한다. 이런 개인의 이기심이 모여 사회를 풍요롭게 만든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경제체제가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은 게임이론의 세계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즉 스미스는 각 개인이 최선을 다하면 궁극적으로 구성원 모두가 좋아진다고 했으나 게임 상황은 이를 뒤집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이기심이 사회적 이익으로 귀결되는 상황도 있고 게임 상황과 같이 이타적 선택을 해야만 사회적 이익이 달성되는 상황도 있다는 것이 이런 문제의 핵심이다. 고전 경제학의 전제를 뒤집는 것이다. 게임 상황에서는 항상 인간은 합리적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지만 비합리적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애초에 그 선택이 합리적이지 않았다는 딜레마이다. 인간의 합리성은 과학적 합리성과는 달리 ‘제한된 합리성’일 뿐이다.

▧ 어떻게 최선의 결과를 유도해야 하나

행위자 이익의 합이 최대가 되는 최선의 결과는 모든 행위자가 ‘이타적 선택’을 할 때만 가능하다. 이타적 선택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위자 사이에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이타적 선택을 강제하는 룰이 필요할 것이다. 법이나 제도와 같은 권위적 메커니즘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다.

이지나 S·논술 인문 대표강사 curitel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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