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로 국내 해치백 시장을 개척한 독일 폭스바겐이 한 체급 아래 모델인 '폴로'를 출시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소형차 열풍에 발맞춰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모델을 내놨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바람대로 2000만 원대(2490만 원) 첫 독일차인 폴로가 수입 소형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을까. 24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남양주 일대를 왕복하는 88km 구간을 시승해 봤다. 국내 들여온 모델은 1.6 TDI(디젤) 엔진을 장착한 R라인 패키지 버전이다. 5세대 폴로에는 7단 DSG(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처음으로 장착됐다. 배기량 1600cc급 소형차에 중대형 세단에 들어가는 7단 변속기를 얹었다. 달리는 재미와 연료 효율성을 모두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실제 폴로의 달리기 실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소형차라고 얕봤던 기자가 머쓱해질 정도. 수치(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3.5kg·m)만으론 가늠할 수 없는 질주 본능을 갖고 있다.
시동을 건 후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신나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가벼운 차체 중량(1225kg)과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TDI 엔진 성능이 맞물려 시원한 드라이빙 실력을 뽐냈다. 힘이 넘쳤다. 최대토크가 낮은 엔진회전수(rpm) 구간(1500~2500)에 설정돼 2000rpm 이하에서도 주행 성능 최대치를 경험할 수 있었다.
곡선도로를 돌 때 불안감은 없었다.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꽉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스티어링휠(핸들) 그립감도 좋았다. 주행을 하면서 점점 더 믿음이 갔다.
뒷좌석 공간이 예상외로 넉넉한 점도 맘에 들었다. 남자 성인2명이 앉기에 충분했다. 높이(1685mm)도 무난했다. 186cm 장신의 동료 기자는 운전석에 앉자마자 F사브랜드 C모델 시승 당시를 떠올리며 폴로에 대해 흡족해 했다. 당시 머리가 밖으로 나와 시승 내내 선루프를 열고 달려야 했던 것.
실주행 연비는 21km/ℓ로 공인연비 18.3km/ℓ(1등급)보다 높게 나왔다. 동급 경쟁 모델인 미니쿠퍼(16.2km/ℓ), 피아트500(12.4km/ℓ)보다 좋다. 가격으로만 보면 가장 경쟁력 있다. 위의 동급모델은 모두 2000만 원 후반대 또는 3000만 원대다.
소형 해치백 폴로는 연비와 운전 재미, 가격 등 3박자를 모두 갖췄다. 단순히 제원만으로 이 차를 평가한다면 후회할지 모른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폴로의 연간 판매목표 대수를 2000대로 잡았다. 대당 마진이 100만 원이 안된다고 한다. 수익 창출보단 모델 알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수입 소형차 시장의 아이콘인 BMW 미니를 뛰어넘는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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