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혼합 규제 없는 日·중국산 봇물…납품 급감
가동률 43%까지 떨어져
경유 수입이 빠르게 늘면서 SK케미칼 애경유화 GS바이오 등 바이오디젤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일본산 경유 수입이 급증한 데 이어 올 들어선 중국 경유까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서다.
수입 경유는 국내산과 달리 바이오디젤을 경유에 일정량 섞어야 하는 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의무혼합 비율을 높이려던 정부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어 바이오디젤 회사들은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산 경유 20만2000배럴이 국내에 수입된 데 이어 3월에도 25만4000배럴이 들어왔다. 중국산 경유가 국내로 유입된 것은 200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경유 수입은 지난해 7월 정부가 석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전자상거래용 석유에 대해 3%의 관세를 면제해 주면서 빠르게 늘고 있다. 작년만 해도 일본산이 주로 들어오다 올해 1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산이 가세한 데 이어 2월부터는 중국 제품까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월별로 10만배럴 미만에 머물렀던 수입 경유는 7월 53만배럴로 껑충 뛴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2월엔 99만6000배럴이 수입돼 국내 월간 소비량의 10%까지 치고 올라 왔다.
수입 경유가 활개치면서 바이오디젤 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SK케미칼 등 9개 바이오디젤 회사는 국내 4대 정유사에 납품하고 있다. 정부는 대체에너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 2007년 국내산 경유에 폐식용유, 야자유 등으로 만든 바이오디젤을 2% 섞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수입 경유는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당초 작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수입 경유에 관세를 면제해주려던 정부가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1년 연장함에 따라 수입산 ‘공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의무혼합 비율 상향 조정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2%로 시작한 혼합 비율은 매년 0.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지만 정유사들의 반발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추가 확대가 중단됐다.
바이오디젤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탓에 2010년 23개에 달했던 공급업체는 9개로 줄었다. 지난해 9개 회사가 생산한 바이오디젤은 35만이다. 생산능력(80만)을 감안하면 실제 가동률은 43%에 그친 셈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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