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외 직구' 뭐길래…2030女 푹 빠졌다
2. 해외 직구, 어떤 물건 얼마나 싸나
3. 믿고 살 수 있을까?…몰테일 물류창고를 가다
4. "폴로 세일 소식 뜨자마자…커뮤니티가 해외 직구의 힘"
5. 해외직구시장, 더 커진다…몰테일 "유럽으로"
지난해 11월 미국 최대 쇼핑기간 블랙플라이데이의 해외직접구매(직구) 가격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비교해봤다. 환율 1150원 기준 미국 브랜드 갭의 실내복은 1만2000원(해외배송비 포함). 같은 제품의 백화점 판매가는 3만6000원, 온라인 판매가는 3만2000원이다.
여성 직장인에게 인기가 많은 토리버치 아만다 호보백의 경우 해외 직구로 45만6000원에 판매된다. 현재 백화점에서 90만 원에 팔리고 있다.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백화점에서 약 36만 원에 팔리는 폴로 아동복(푸퍼 보이즈)은 해외직구를 통해 9만2000원에 판다.
"한국 백화점·아웃렛의 세일 가격도 외국 현지 판매가와 차이가 많이 나요. 앞으로 한국에서 물건을 살 때 한번 더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지난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쇼핑몰 ‘더그로브’를 찾은 한국 관광객의 말이다. 미국 뉴저지 쇼핑몰 '가든스테이트플라자'를 찾은 한국 관광객 김가연 씨(가명·29) 역시 가격 차이에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약 15만 원에 판매되는 ‘홀리스터’ 점퍼를 절반 가격에 구입했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족의 손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는 각종 해외 브랜드의 세일기간. 고가 브랜드일수록 각 사이트 세일기간이나 미국 최대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발길이 쏠린다고. 실제 미국 브랜드 폴로와 갭이 지난 10일까지 최대 25% 할인을 진행하자 이 기간 해외배송 대행 서비스 '몰테일'의 배송량은 약 10배 증가했다.
평소 세일기간을 활용해 해외직구에 나선다는 직장인 박은규 씨(32)는 “해외직구의 최대 장점은 미국의 세일 기간을 한국에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 이라며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구입하기 보다는 해외직구의 현명한 사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창기 해외직구 시장은 해외여행, 어학연수 등의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이 문을 두들였다. 하지만 최근엔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세(勢)를 키우고 있는 추세다. 몰테일의 3월 현재 누적가입자 수는 55만 명.
해외직구를 통해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주로 유아용품, 식품, 영양제 등이다. 지난해 몰테일의 인기 제품(표) 1위는 고디바 코코아세트. 영양제인 GNC 밀크시슬, 화장품 ‘버츠비 레스큐’가 뒤를 이었다.
해외배송대행업체들도 최근 잇달아 배송료를 인하하며 해외직구 열풍을 이끌고 있다.
해외 브랜드 제품들의 '몸값' 차이는 어떻게 벌어지는 걸까. 한국으로 수입되는 과정에서 수입업체 마진, 물류지용 등 유통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최근 수입유모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입업체의 유통마진은 30% 내외, 공급업체 마진은 15~20%, 유통업체(백화점) 마진은 30~35% 정도다.
여기에 물류비용(5~7%), AS비용(10% 내외), 판촉지원비용(10% 내외) 등의 제반 비용이 포함되면서 최종 소비자판매가격은 수입원가 대비 3배 이상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30만 원에 판매되는 유모차가 한국에 수입되면 최종 소비자 판매 가격은 100만 원으로 뛰는 셈. 의류, 화장품 등의 해외 브랜드 유통구조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유통거품이 빠지지 않는 한 해외직구족은 꾸준히 늘어날 것" 이라며 "해외 브랜드 역시 한국의 해외직구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뉴저지=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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