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삼성자산운용
관리자산 127조원 1위
ETF 순자산, 국내의 절반 차지…헤지펀드 수익률 업계 2위
해외투자 늘린다
'삼성아세안' 3년 수익률 115%…홍콩법인, 해외개척 거점으로…헤지펀드 운용자산 10조 목표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국내 자산운용업의 흐름을 주도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었다. ‘디스커버리’, ‘인디펜던스’ 등 미래에셋이 내놓은 적립식 펀드는 새로운 국민적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그러나 2010년께 ‘타도 삼성자산운용’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국내 자산운용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이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 대 반(反)삼성자산운용’으로 짜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다른 자산운용사들을 긴장시켰다. 대부분 운용사들이 헤지펀드에서 손실을 내는 동안 삼성자산운용만 10%대 수익률로 선두를 달렸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한때 자산운용 업계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로 편하게 장사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ETF와 한국형 헤지펀드에서 낸 성과 덕분에 시장 흐름을 선도하는 자산운용사로 떠올랐다.
○관리자산 독보적 국내 1위
삼성자산운용의 모태는 삼성생명이 1998년 설립한 삼성생명투자신탁운용이다. 이후 삼성증권 산하의 삼성투자신탁운용을 합병해 덩치를 키웠고, 2010년에 회사 이름을 ‘삼성자산운용’으로 바꿨다. 10년 전인 2003년만해도 삼성자산운용의 관리자산은 40조원에 불과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관리자산은 127조원으로 업계 1위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56조원)의 두 배가 넘는다. 관리자산이란 공모펀드, 사모펀드, 일임자산 등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자금을 모두 합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관리자산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물론 펀드운용 역량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펀드는 설정액이 1조원이 넘는(1조5000억원·4월5일 기준) ‘공룡펀드’다. 2007년 1월 펀드 설정 이후 130%의 수익률을 올렸다. 최근 3년 수익률은 44.66%로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상위 3.8%에 올라 있다.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삼성중소형FOCUS’ 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97.31%로 국내 중소형주 펀드 중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역량은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009년 일본 노무라자산운용의 한국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고, 2011년에는 중국투자공사(CIC)의 한국 펀드 위탁운용사로 뽑혔다.
○‘삼성아세안 펀드’, 3년 수익률 고공비행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펀드 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해외펀드는 철저하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중국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 대표 국가들의 주식시장이 부진한 탓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은 그러나 최근 3년간 해외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2007년 4월 출시한 ‘삼성아세안’ 펀드는 최근 1년간 36%, 3년간 115%의 고수익을 냈다. 국내에 나와 있는 해외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중 수익률 1위다. 설정액은 1000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7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전체 아세안펀드 설정액(3200억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 펀드매니저와 홍콩법인, 본사 간의 ‘삼중 협업’ 결과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2007년 설립한 홍콩법인은 해외시장 개척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china2.0본토’ 펀드를 비롯해 약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홍콩법인은 운용인력 대부분을 현지 투자전문가 중에서 선발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세안펀드를 운용 중인 앨런 리처드슨 매니저는 베어링스에셋매니지먼트에서 9년간 아세안 주식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로 일했고,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하기 직전 2년 동안에도 RCM글로벌인베스터에서 아세안 개별국가 펀드를 운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모두 중국과 아세안 시장에 정통한 현지 출신들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아세안펀드를 시작으로 해외투자를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 중국과 아세안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데다, 자본시장 역시 이에 발맞춰 커나갈 것이란 판단에서다.
○2015년 ‘아시아 톱 클래스’ 목표
삼성자산운용은 2015년까지 ‘아시아 톱 클래스 운용사’로 도약한다는 장기 비전을 세웠다. 지난 1월 취임한 윤용암 사장은 주식형 펀드 외에도 ETF와 헤지펀드를 이 같은 비전 달성을 위한 ‘삼각편대’로 정했다.
‘KODEX’라는 브랜드를 단 삼성자산운용 ETF의 순자산은 8조5000억원으로 국내 전체 ETF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량으로 따지면 90% 이상이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삼성자산운용은 선두주자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1호 헤지펀드인 ‘삼성H클럽에쿼티헤지펀드’는 설정 이후 12% 수익률로 브레인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 있다. 해외자산에도 투자하는 4호 헤지펀드인 ‘H클럽토탈리턴’도 선보였다. 윤 사장은 “헤지펀드 분야를 집중 육성해 운용자산 규모를 10년 안에 10조원 규모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삼성자산운용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이치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ETF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20%씩 팽창할 것”이라며 “삼성자산운용의 성장 가능성은 주식시장에서 대표적 고(高)성장주로 평가받고 있는 오리온, LG생활건강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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