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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데스크 ] 노조를 무서워하는 공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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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설 <노동전문기자 한경좋은일터연구소장 upyks@hankyung.com>


“경찰들이 가장 껄끄러워 하는 게 불법파업에 개입하는 겁니다. 개입했다간 본전도 못 뽑기 때문이죠.”
몇 년 전 충남 아산에 있는 D기업에서 파업사태가 났을 때 관할 노동지청장은 노조 불법파업의 부당성을 설명하면서 “기사를 쓸 때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자신이 말한 사실이 노조에 알려지면 노조원들이 지청으로 몰려와 실력행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찰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충남지역 민주노동당과 금속노조 등이 연대해 압박하기 때문에 불법파업을 벌여도 손도 쓰지 못하고 경찰들이 오히려 노조를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불법파업 솜방망이 처벌


서울 중구청이 지난 4일 새벽 덕수궁 정문 옆 담벼락에 쳐놓은 불법 농성천막을 강제 철거하고 그 자리에 화단을 설치했다. 철거과정에서 경찰 및 중구청 직원들과 농성자들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4월5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분향소를 차린 지 1년 만이다. 그러나 농성자들은 화단 바로 앞 인도에 비닐천막을 다시 쳤다. 철거된 농성장과 거리로 따지면 5~10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농성자들이 무서워서일까. 공권력은 새로 마련된 농성장에 대해선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중구청이 무엇을 철거했다는 건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중구청은 담벼락 천막을 철거함으로써 문화재인 덕수궁 돌담의 서까래를 보호하려 했다는 ‘성의표시’만 한 듯하다. 농성장이 인도 쪽으로 밀려나오는 바람에 덕수궁 앞을 지나는 시민과 관광객들은 더욱 불편을 겪고 있다. 시정을 책임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은 그곳에 꽃이 피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라며 불법농성을 부추기는 듯한 글을 올렸다. 불법농성은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 불법 천막농성장은 전국에 35곳이나 있으며, 100일 넘게 농성한 데가 19곳이나 된다.


엄정한 법 집행 필요


하지만 공권력은 농성자들의 눈치를 보며 법 집행을 계속 미루고 있다. 사내하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불법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병승 씨는 현대자동차가 사내하청근로자 36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결정, 농성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170일째 철탑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크레인에 올라 309일간 불법농성을 벌였지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솜방망이 처벌에 자신을 얻은 탓인지 김씨는 또다시 한진중공업에서 불법 ‘시신시위’를 주도했고, 이 역시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도롱뇽 보호를 주장하며 100일간 단식농성을 통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건설을 막았던 지율스님도 국가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지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는 데 그쳤다. 불법농성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 보니, 농성자들은 공권력을 우습게 여긴다.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게 경제학의 기본원리다. 농성자들은 불법행동에 따른 이득과 비용, 즉 효용성을 따져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지율스님과 김진숙 씨처럼 불법행위를 주도하고도 제재조치를 거의 받지 않고 유명세만 얻는다면 우리 사회에 불법행위가 급속히 확산되고, 공권력은 불법행위를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공권력이 뒷짐만 지지말고 미국 등 선진국처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한경좋은일터연구소장 upyk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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