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인간의 내면을 깊이 성찰했다. 그러나 그들의 연구대상은 인간의 마음이었다. 정작 뇌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뇌를 단순히 피를 식히는 기관 정도로 이해했다. 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였다. 그는 모든 희로애락이 뇌에서 출발한다고 믿었으며 마음 또한 뇌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뇌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20세기 들어와서 시작됐다. 전기·전자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기적인 자극으로 신경세포(시놉시스)의 반응 등을 실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특히 1차 세계대전이 기폭제가 됐다. 머리를 다친 군인들에 대한 실험을 통해 뇌 연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기억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해마라는 뇌조직을 알아낸 것도 이때다. 20세기 후반 들어서는 정신질환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 배경이다.
인간의 뇌는 평균 1.5㎏으로 돌고래보다 약간 가볍다. 개인적으로 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100g 정도 더 무겁다. 뇌는 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3차원의 복잡한 구조로 연결돼 작용한다. 이들 세포 간에 정보가 어떻게 오고 가는지 해명하는 게 뇌 연구의 주요 과제다.
뇌 연구는 크게 세 가지로 유형화된다. 뇌가 사고하고 기능하는 것을 탐구하는 뇌과학, 뇌질환의 원인을 찾아내는 뇌의학, 그리고 뇌를 컴퓨터와 반도체 등 각종 공학기술에 응용하는 뇌공학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 가장 큰 발전을 이루는 분야는 뇌졸중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노인성 질환이다. 물론 뇌의 유연성과 적응성 학습기능과 같은 특성을 이용한 뇌공학 기술의 응용도 진척되고 있다. 뇌의 신호를 다른 뇌신호로 바꾸는 뇌·뇌 간 인터페이스 연구도 활발하다. 뇌연구는 인문·사회과학과 의학 심리학 공학 등이 연결된 융합학문 분야로 자리잡아 간다고 볼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간의 뇌 구조를 밝혀내기 위해 국가 규모의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1990년대에 시작한 인간게놈 해독 프로젝트에 필적할 대규모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가 알츠하이머병과 자폐증의 치료법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각국 정부와도 연계해 인간게놈처럼 세계 규모의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의원입법으로 뇌연구 촉진법을 만들고 정부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도 이제 뇌 연구에 대한 관심을 키울 때인 것 같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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