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신청 4년새 5배 껑충…실적경쟁·감정노동 증가 탓
민간기업 영업팀장으로 일하던 A씨는 업무실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2011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약물치료에도 병세가 심해져 ‘자율신경 불균형’으로 휴직,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불면증이 생기는 등 증상이 악화돼 야산에서 목을 맸다. 근로복지공단은 “실적 저조 등이 자살의 원인으로 판단된다”며 A씨에 대해 최근 산업재해로 승인했다.
직장 일로 정신병이 생겨 자살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자에 대해 유족이 산업재해 신청을 한 건수는 2007년 9건, 2009년 24건, 2011년 46건으로 최근 4년간 5배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6월)까지만 28건이었다.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원회가 자살에 대해 산재로 승인한 건수도 2007년 6건, 2009년 9건, 2011년 14건이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7건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통계가 업무 관련 자살의 일부만을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한다. 정신병으로 인한 자살은 유족이 밖으로 알리길 꺼리는 경향이 있고, 발병 원인도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 산재 신청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명선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심의위원회 전문위원은 “연간 최소 수백명이 직장 일 때문에 자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신병으로 인한 자살을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는데도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건 그만큼 수면 아래 문제가 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업무 관련 자살 증가의 원인은 크게 봐서 두 가지다. ‘실적 경쟁 강화’와 ‘서비스업 증가’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경정신과 교수는 “이전에는 회사에 가족적인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환경이 바뀌어 근로자가 긴장상태에 장시간 노출된다”며 “고용불안까지 겹치면서 삶의 감성 에너지가 바닥나는 ‘번아웃 신드롬’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연구소장은 “서비스업 비중이 커진 게 주요 원인”이라며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감정노동’을 하다보니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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