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까지 2년 이상 걸려
연 6~12% 이자 부담 커
공공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이 은행 대출금에 대한 이자 부담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출금으로 땅값을 미리 냈지만 실제로 땅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2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주택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택지개발 시행사로부터 땅을 매입한 건설사가 주택을 분양하기까지는 평균 15~20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지개발 시행사는 면적 기준으로 개발지구의 소유권을 50% 이상 확보하기만 하면 토지사용 시기와 관계없이 땅을 미리 분양할 수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LH가 2007년 공급한 경기 고양삼송지구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건설사에 매각한 것은 그해 6월이었지만 토지 사용시기는 31개월 후인 2009년 12월이었다. LH가 2011년 말 경기 하남미사와 화성동탄2지구에서 각각 분양한 공동주택용지 2곳도 사용시기가 계약일로부터 24~25개월 이후였다.
이처럼 땅값을 낸 뒤 토지를 사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건설사들의 이자 부담이 늘고 있다. 건설사가 공공택지 대금을 먼저 낼 경우 주택을 분양해 땅값을 회수할 때까지 들어간 금융비용을 택지비에 포함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에서 인정하는 선납대금 이자의 평균 금리는 연 6.2%에 그치는 것이 문제다. 이는 건설사들이 실제 부담하는 금리인 연 6~12%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한국주택협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택지를 공급한 뒤 6개월에서 1년 내에 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경제연구소 전망이 분기별로 나올 만큼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2년 뒤를 내다보고 땅을 사라는 것은 건설사에 너무 큰 위험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택지를 공급해 사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어 분양가도 내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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