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20일(09: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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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등급 하락 방어 목적
롯데쇼핑이 해외 영구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이다. 사세 확장을 위한 현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부채비율을 낮춰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영구채는 부채와 자본 두 가지 성격을 모두 지녔지만 일정 요건을 갖추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최근 해외 영구채 발행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외국계 IB와 접촉하고 있다”며 “해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이 까다로워 발행 추진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발행 얘기는 나오고 있지만, 주관사를 선정한 단계는 아니다”며 “아직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 관련 국내 회계처리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거세지자 다양한 재무안정성 제고 방안을 고심해왔다. 현금흐름 악화를 막기 위해 2011년 6월엔 이자를 내지 않는 해외 전환사채(CB) 9790억원어치를, 지난 1월엔 해외 교환사채(EB) 3212억원어치를 발행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그러나 지난해 10월 신용등급을 ‘Baa1’로 한 단계 떨어뜨리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배율이 지난해 9월 말 현재 3.1배로 2008년 말 0.9배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영구채는 일반회사채보다 높은 이자를 줘야 하지만 만기를 임의로 연장할 수 있는 조건 덕에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에 성공한다면 부채비율을 낮춰 추가적인 등급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IB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국내 신용등급 ‘AA+’ 우량기업인 롯데에도 영구채 발행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투자자들을 만족시키면서도 회계적인 논란을 피할 방법을 찾아야 해서다. 지난해 10월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일반기업 최초로 해외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도 자본인정을 둘러싼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비교적 낮은 신용등급(A)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원리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도록 과도한 혜택을 부여한 게 화근이었다.
한편 롯데쇼핑은 당장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과 관련해 현재 계획이 잡혀있거나, 추진 중인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태호/정영효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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