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인력 운용 예정대로
이직률 저하 등 긍정효과도 기대
도급 직원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이마트의 결정은 다른 유통업체의 인력운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주차, 청소, 시설관리는 물론 판매와 직접 관련된 일부 업무에도 도급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비정규직 보호’를 강조하고 있어 유통업체 고용 형태에 대한 정부 감시가 더 엄격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2만여명의 도급 근로자가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파견 용역 아웃소싱 등을 포함한 간접고용 근로자는 4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는 1만여명의 도급 근로자와 1만여명의 용역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매장 상품 진열 업무를 맡는 도급 근로자 1만여명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보안, 주차, 청소 등의 부문에는 앞으로도 용역 근로자들이 근무한다. 홈플러스도 주차, 시설관리 등의 업무에 4000여명의 도급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롯데마트 역시 전국적으로 5700여명의 도급 근로자를 두고 있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은 청소, 주차, 안내 등의 업무를 위한 9000여명의 근로자를 용역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용역 근로자는 2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기업이 아무리 법을 지키려고 노력해도 정부가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마음먹고 나서면 불법적인 부분이 드러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비정규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간접고용 근로자는 많지 않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상품진열 관련 근로자들을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은 그간 추진해 온 정규직 전환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시간제 근로자 중 근무기간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직원 중 희망자를 매년 100여명씩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매장에서 식품 조리 등의 업무를 맡는 도급 인력 1000여명을 상반기 중 직접 고용 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도급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높아지고 기존 정규직원과의 업무 협조가 원활해져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마트는 2007년 계산원(캐셔) 직군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도 이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연간 200억원의 비용 부담이 생겼지만, 계산 속도가 시간당 220건에서 265건으로 늘고 계산 오류는 5년 만에 75% 감소했다는 것이다. 캐셔 퇴직률 또한 2006년 14.2%에서 지난해 8.3%로 낮아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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