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전력수요 늘어
201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17년 만에 최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감축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상기후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와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호황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경부는 27일 2010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6880만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에 비해 9.8% 늘어난 것으로, 1993년 12.2%의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17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10년을 제외하면 그 이전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1% 안팎 증가에 그쳤다.
201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이상기후로 인해 냉난방 전력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2009년 12월25일 이후 3주 동안 한파가 이어졌고, 2010년 여름에는 92일 중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날이 81일이나 됐다. 자동차 생산량 증가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요인이다. 2010년 자동차 생산은 전년에 비해 22%나 증가했다.
정부는 2009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당초 전망치에서 30% 더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전망치에서 10% 더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당시 정부가 추정한 2015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는 7억4000만. 여기서 10%를 줄이면 6억6600만이 나온다. 200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910만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을 매년 1% 안팎으로 억제하면 2015년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목표치를 발표한 그 다음해 10% 가까이 배출량이 증가, 2015년 목표치를 넘겨 버렸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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