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사로 본 'GH노믹스'
창조경제·경제민주화 두 축으로 '경제부흥' 청사진
'행복' 21번·'희망' 10번 거론…삶의 질 향상에 초점
MB정부와 차별화…'기업규제 완화' 한마디도 없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키워드로 제시한 ‘경제 부흥’은 한국 경제의 근대화를 이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경영 코드’를 21세기로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위대한 도전으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또 개발시대의 핵심 가치였던 국가 발전 외에 ‘국민 행복’을 새로운 이정표로 설정해 국민 개개인이 국가 발전과 경제 성장의 과실을 고루 누리는 경제를 지향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장’ 대신 ‘부흥’ 선택
25일 취임사에서 박 대통령은 ‘성장’이라는 단어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부흥’을 골랐다. 모두 5번 사용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 목표는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 세 가지다. 경제 부흥은 국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박 대통령은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성장이나 번영이 아닌 부흥을 쓴 것은 압축 성장의 기반을 다진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경제 부흥의 결과가 ‘국가의 발전’뿐만 아니라 ‘국민의 행복’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핵심 키워드는 행복과 희망
GH노믹스의 경제 부흥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취임사에 등장한 단어를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취임사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행복으로 21번 사용됐다. 대통령 연설문에서 일반 호칭인 ‘국민’(58번)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쓰였다.
‘희망’(10번) ‘신뢰’(8번)도 자주 사용됐다. 취임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국민의 행복을 위해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으니 나를 믿어달라’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이 거대 담론이나 시대정신, 국가 비전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국민 개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취임사 중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향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김영삼 정부의 ‘신한국 창조’, 노무현 정부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 이명박 정부의 ‘선진화 원년’ 등 이전 정부의 국정 목표와 비교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비전인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취임사에서 풀어 썼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 시각도
성장이라는 단어를 피한 것은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간부는 “성장은 분배와 대립적이라는 개념으로 연결되기 싶다”며 “취임사가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전 계층을 포괄할 수 있도록 메시지 관리와 단어 선택에서 노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성장의 부작용인 부의 쏠림과 소외현상을 해소하면서 균형 잡힌 성장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운영과 관련해서도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 이명박 정부의 ‘작고 효율적인 정부’와 대비를 이뤘다.
이날 취임사는 국정 운영 부문별로 각론을 담아내기보다는 방향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경제 부흥을 위한 방법론으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기업 규제 완화, 경기 부양, 공공개혁, 부동산시장 활성화, 노사관계 등 각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심기/김유미/이현진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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